프랑크푸르트 연주회에서 꽃다발을 받은 대전시향 예술감독 제임스 저드
[대전=일요신문]육심무 기자= 5년 만에 유럽투어에 나선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지난 4월 29일 프랑스 생말로 음악 페스티벌의 연주를 시작으로 5월 4일 독일 ‘자를란트 페스티벌’과 6일 프랑크푸르트 공연을 관객들의 열광적인 박수갈채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대전시향은 프랑스 북서부의 아름다운 해안 도시 생말로에서 올해 9회째로 열리는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 ‘생말로 페스티벌’에 아시아 최초로 초청됐다.
생말로 페스티벌에서 대전시향은 류명우 전임지휘자의 지휘와 플루티스트 김유빈의 협연으로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제2번’,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5번’을 프랑스 관중들에게 들려주었다.
공연의 서막을 연 ‘아리랑 환상곡’은 아리랑 선율의 토대 위에 자유로운 형식으로 작곡한 곡으로 곡 전체에 걸쳐 아리랑 선율이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유럽 관객들은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의 아름다운 선율에서 한국 음악의 정수를 엿볼 수 있었다.
협연자 플루티스트 김유빈은 만 19세 나이로 세계적인 거장 이반 피셔가 상임지휘자로 있는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의 플루트 수석 단원으로 최연소 입단하면서 세계적 플루트 연주자 반열에 오른 신성이다.
이전에도 대전시향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유빈은 뛰어난 호흡으로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제2번’을 선사했다.
그의 안정감은 나이답지 않게 각별했다. 통통 튀는 발랄함과 가볍고 아기자기함을 표현할 때도, 빨라지는 악구에서도 그의 연주는 자연스럽고 유연했다.
단원 모두의 뜨거운 에너지로 호연을 선보인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은 러시아적 열정과 애수를 완벽하게 재연했다.
이날 연주회의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모두 현지인이었고, 연주가 끝난 후에도 감동을 나누며 자리를 뜨지 못하던 관객들은 앙코르를 환호하며 기립으로 연주회의 감동을 표현했다.
공연을 관람한 클로드 르노 생말로 시장은 “아리랑 환타지는 매우 환상적인 곡으로 이를 들으니 한국에 매우 가고 싶다”며 “대전 출신의 멋진 플루티스트가 있다는 것을 매우 존경하고,. 이렇게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보유하고 있는 대전광역시가 매우 부럽다”고 말했다.
관객 미첼 보르동(70)은 “한마디로 멋지고 환상적인 공연이었다. 플루트 연주자 김유빈과 류명우 지휘자, 그리고 모든 연주자들의 연주가 완벽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듣고 싶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극도의 우수에 찬 감정과 광분적인 정열을 세련되고 정갈하게 표현했다”고 펑가했다.
대전시향은 프랑스 생말로에서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후 독일 ‘자를란트 뮤직 페스티벌’에서 유럽투어 두 번째 초청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자를란트 뮤직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대전시향
독일 자를란트 뮤직 페스티벌’은 2년마다 열리는 독일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음악뿐만이 아니라 참가 뮤지션과 오케스트라의 출신국 문화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럽에서 명성이 높다.
리카르도 무티의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주빈 메타의 바이에른 주 오케스트라, 세르추 첼리비다케의 뮌헨 필하모닉 등 쟁쟁한 오케스트라들이 참가한 바 있다.
올 해에는 대전시향을 비롯하여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가 지휘하는 러시아 국립 필하모닉과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피아니스트 랑랑 협연) 등 여러 15개의 연주자 및 음악 단체가 참여했다.
독일 자를란트 주립극장 콘그레스할레에서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열린 대전시향 공연은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을 연주해 1,000여 관객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유럽 투어 중 처음으로 선보인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은 제임스 저드 예술감독의 지휘로 러시아 3대 신동으로 일찍이 클래식 무대 정상에서 추앙받는,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거장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는 바딤 레핀이 함께했다.
제임스 저드와 바딤 레핀은 이미 여러 번 호흡을 맞춘 바 있고, 친분이 두터운 만큼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어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차갑지만 어둡지 않은 예리한 음색, 투명한 서정 강하고 풍부한 음량, 눈부시고 이지적인 격정이 눈부셨다.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응한 곡은 이미 유튜브에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파가니니의 ‘베니스의 카니발’로 관객들에게 위트와 웃음을 선사했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은 이미 저번 달 한국 관객들에게도 선보여 대전시향의 수준을 한 층 높였다는 평을 받은 바 있는데, 이날 공연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더욱 빛났다. 낯선 한국 오케스트라에 대한 현지 관객들의 호기심이 점차 감탄으로 바뀌고, 연주가 끝나자 객석은 환호성과 기립박수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레오나디 예술감독
자를란트 뮤직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인 로버트 레오나디는 “관객들이 나만큼 이 연중에 매료되었고, 오늘 공연이 그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새겨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악기의 아름다운 선율과 관악기의 웅장한 소리들은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소리였고, 다음 페스티벌에도 대전시립교향악단을 초대하는 것은 필수이다. ”라고 극찬했다.
아울러 협연자 바딤 레핀에 대해서도 “말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고, 오늘 곡해석이 클래식하게 해서 더욱 좋았다”며 “무대매너 또한 흠잡을 데가 없는 완벽한 무대였다”고 평했다.
도이치방송국 베니딕트 포르 프로듀서는 “훌륭한 예술감독과 오케스트라의 완벽한 조화였다”면서 “오늘 자를란트 공연에 대전시립교향악단을 초대해준 뮤직페스티벌측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독일에서 더 자주, 더 많이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연주를 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한 한국인 유학생 임예빈(24)씨는 “학교 친구들과 대전시립교향악단이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아리랑 환상곡을 듣고 기립박수를 보내는 외국인 친구들을 보니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독일에서 듣는 아리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클래식 본 고장에서의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제임스 저드는 “열렬히 환호해준 관객들과 열심히 임해준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오늘 공연은 아주 환상적이었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대전시향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었고, 앞으로도 대전을 대표하는 사절단이 되어 세계를 향해 도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협연자 바딤래핀과 협연하는 대전시향
대전시향은 6일 프랑크푸르트 헤센방송국 젠더홀에서의 연주회로 2017 유럽투어의 대미를 미려하게 장식했다.
이날 연주회도 제임스 저드 예술감독의 지휘와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 협연으로 이루어졌으며,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으로 공연을 시작하여,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을 선보였다.
차원이 다른 아름다운 선율과 화려한 기교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의 바이올린에서는 브루흐의 선율이 흘러나왔고, 관객들은 선율 하나를 놓칠세라 눈과 귀를 비롯한 모든 감각을 동원해 연주에 집중했다.
레핀은 특유의 예리한 음색, 투명한 서정, 강하고 풍부한 음향으로 곡 전체에 흐르는 로맨틱한 정서를 원숙한 선율로 선사했다. 특히 2악장의 비단결같이 고운 선율을 다루는 바딤의 섬세한 활 쓰기는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공연의 대미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으로 장식하였다.
예술감독 제임스 저드는 2016년 취임한 이후 대전시향을 연주회의 준비뿐만 아니라 연주자 개개인의 기량 향상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지도를 해왔다.
이번 곡은 그간의 노력을 증명하듯 대전시향 연주자와 지휘자의 호흡이 일품이었고, 5년 만의 유럽투어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는 단원들의 자랑스러움이 음악으로 객석에까지 전해졌다.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은 “내 고향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편안함이 느껴지는 연주였다”며 “단원들과 눈을 맞추며 연주할 수 있어서 더없이 행복했고,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자랑스럽다”고 협연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관람한 로제 마리에 에큰테만(69)씨는 “손녀가 알려줘서 오늘 연주를 관람하게 되었는데, 기대보다 훨씬 큰 감동을 받았다”며 “특히 ‘아리랑 환타지’가 인상적으로, 처음 듣는 곡인데도 익숙하고 슬픈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는 교민들도 상당수 자리했는데 연정신(42)씨는 “아리랑 환타지와 ‘라흐마니노프’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전에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을 잘 몰랐는데, 앞으로 펜이 될 거 같다”고 했다.
권세훈 주독일 문화원장은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제임스 저드와 혼연일체가 되어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해주었으며, 독일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연주는 헤센방송국 라디오 클래식 프로그램에서 독일 전역과 유럽 에 녹음·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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