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영장류 자원 확보에 나선 것은 영장류 자원의 중요성이 반영된 결과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메르스, 신종플루 등 극심한 국가재난형 전염병을 겪으며 보건의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또한 고령화, 난치성 질환, 인수공통전염병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이를 해결할 신약개발의 시급성이 증대됐다.
보건의료의 중요성 증대는 곧 영장류 자원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국가영장류센터. 국내 유일의 영장류 연구용 동물이용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로,고품질의 SPF 영장류 400두를 보유하고 있다.한국생명과학기술원 제공
영장류는 신약개발을 위한 실험 대상이 되는 동물 중 가장 높은 신뢰도를 갖는다.
특히 인간 감염병 연구에서는 영장류가 독보적 위치에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영장류가 약 70여 종의 인간유래 감염병 모델로 사용되고 있다.
영장류는 사람과 유전학적, 조직병리학적, 면역학적 유사성이 가장 높은 동물이다. 사람과 비교하면 Macaca 속 원숭이는 약 93%, 침팬지는 약 97%의 유전학적 상동성을 가졌다.
사람과 가장 해부병리학적으로 유사한 동물 종인 영장류는 특정 병원체 감염 시 사람과 유사한 임상증상 또는 내부 장기의 조직병리학적 병변이 관찰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영장류는 동물 모델 중 인간과 가장 유사한 면역학적 반응을 보인다. 면역은 백신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영장류의 수지상세포, IgG, IgA 등 면역세포는 인간과 동일한 구조와 작용을 한다. 또한 인간과 유사한 초기면역, 항원-항체 반응 및 세포성 면역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에 반해 동물실험으로 흔히 쓰이는 쥐 등 설치류는 접근성과 경제성, 유전자 조작의 용이성 등의 장점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사람과 비교 시 유전학, 해부생리학, 면역학적으로 현격한 차이가 있다.
생명연은 지난 2005년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국가영장류센터’를 세우고 인간 감염병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가영장류센터는 국내 유일의 영장류 연구용 동물이용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로, 게잡이원숭이, 붉은털원숭이, 아프리카녹색원숭이 등 고품질의 SPF(특정병원체 부재 동물) 영장류 400두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3T-MRI, PET-CT 등의 첨단 영상진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아프리카녹색 원숭이.한국생명과학기술원 제공
이를 활용, 센터에서는 ▲바이오신약 유효성 평가 및 기초생의학 연구 ▲바이오장기 및 재생의학 연구 지원 ▲질환모델 개발 및 체세포 복제 연구 지원 ▲동물이용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 지원 ▲영장류 연구 및 각종 기초과학 연구에 사용되는 영장류 유래 소재 지원 ▲영장류 관련 전문 기술 및 정보 제공 등 영장류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영장류를 이용한 난치병 질환모델을 개발, 질환의 치료 기전 연구, 신약 개발을 위한 유효성 평가 연구, 바이오장기 및 줄기세포 치료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신 변종 감염병, 바이오테러, 마약 등 직접적인 사회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전북 정읍에 세워지는 영장류자원지원센터는 국가영장류센터를 보완, 더 많은 종류와 수의 영장류를 확보하기 위한 자원 인프라인 셈이다.
생명연은 국제적인 영장류 자원무기화와 수급 대란에 대비, 영장류 자원의 대량생산 기반 마련과 국가적 영장류 자원의 수급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래 국가영장류센터장은 “신 변종 감염병, 마약, 바이오테러 등 사회현안과 재생의학 및 신약
개발 연구를 위한 범부처적 인프라의 기능 강화를 통해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산업 활성화와 국민 건강에 크게 기여하고자 앞장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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