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는 볼 수 없는 텅 비어버린 바람의 언덕에 관광객이 없는 모습은 버림 받은 언덕으로 보인다.
[경남=일요신문] 정민규기자 = 바다와 산과 들이 한 곳에 존재하는 것으로 유명한 거제도 바람의 언덕에 소유자가 재산권 행사한 첫날 관광객들의 성난 항의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당초 20일로 예고된 바람의 언덕 출입금지가 3일로 앞당겨줘 황금연휴를 맞이해 거제에 관광을 온 관광객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신뢰를 잃어, 앞으로 거제시 관광에 신용도는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연휴를 맞아 찾아온 관광객들은 ‘바람의 언덕’에서 추억을 남기고, 장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질 기회를 박탈당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주차비를 내고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야하는 관광객들은 주차비 반환을 요구하는 등 도장포 일대는 원망과 고성 그리고 상인들의 한숨이 뒤 섞인 하루였다.
거제시관계자가 바람의 언덕 소유자에게 출입금지 한 것에 항의하고 자제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소유자는 노골적으로 거제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관광객들에게 이럴 수밖에 없는 사유를 밝혀 관광객들의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날 거제시관계자 5명, 거제경찰서 2명, 한려해상국립공원 관계자가 소유자에게 자제를 요구했지만,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연인과 데이트를 온 이씨(남,27세,창원)는 “방송에도 출입금지하는 것이 나왔다고 하는데, 모르고 찾아왔다”면서 “아무리 소유자의 불만이 있어도 관광객들을 볼모로 해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거제시도 사유재산을 인정해 원만한 합의가 있길 바란다”고 말한다.
소유자가 들어오지 말라는 확성기 소리에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의 허탈한 모습에서 관광거제의 앞날을 보는 것 같다.
소유자에게 목소리를 높인 정씨(남,64세,서울)는 “서울에서 바람의 언덕을 보고 싶어 이렇게 달려왔는데, 이러한 행패를 보려고 온 것은 아니다. 전국에서 바라보는 거제시에 대한 인식이 이거 하나로 무너진다”하고 “거제시와의 의견차이로 관광객들에게 푸대접을 하는 거제는 다시 오고 싶지 않다. 잘 먹고 잘 살아라”라고 밝혔다.
바람의 언덕을 두 번째 온다는 이씨(여,36세,대전)는 “바람의 언덕은 언제나 보아도 너무 아름다워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이곳에 서 바람을 맞고 있으면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 같아 또 왔다”하며 “소유자가 거제시와 문제해결이 되면 잘 보전하겠다는 말을 믿고, 다음에는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한다”라고 말한다.
도장포에서 간이주차장을 운영하는 A씨는 “바람의 언덕을 통제해 하루종일 주차비를 받았다가 환불해주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기분이 상한 관광객들은 욕을 하는 등 ‘다시는 오나봐라’ 하며 돌아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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