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가운데)
[성주=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사드배치 성주지역 여성들이 26일 영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사드배치 반대 요구를 담은 편지를 전달한다.
이날 오후 1시30분 청와대 분수 앞에서 열리는 퍼포먼스에는 4명의 성주 여성들이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동명이인인 성주주민 김정숙씨가 영부인에게 쓴 편지를 낭독한다.
이번에 청와대를 찾는 성주 여성들은 편지를 통해 사드배치 반대의 뜻과 함께 최근 소성리에서 발생한 극우단체 난동에 대한 우려의 뜻도 전한다.
또 지난해 7월 성주가 사드배치 부지로 선정된 후 약 석 달간 젊은 엄마들의 사드반대 투쟁을 담고 있는 최근 개봉 다큐멘터리 영화 ‘파란나비효과’초대장도 전달한다.
편지를 쓴 김정숙씨는 영화를 추천하며, “성주에 사는 국민이 지난 1년을 어떻게 투쟁해 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고 오늘을 살아가는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성주에서 참외농사 짓는 김정숙 씨가 영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보내는 편지글 전문이다.
김정숙 여사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드가 배치된 지역 경북 성주에 사는 김정숙입니다. 스무 살 때 성주로 시집와 참외농사를 지으며, 평범한 주부로 아내로 엄마로 살아온 지 올해로 30년이 됐습니다.
도시에 살던 제가 꿈꾸었던 농촌은 내집 앞마당이 다 내땅이고, 내가 농사짓는 논이 다 내땅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당연히 아니었죠.
30년을 뜨거운 하우스 안에서 참외농사를 지으며 이제 쯤 두 자식 반듯하게 키우고 내 삶을 살겠구나 싶을 때 사드라는 괴물이 찾아왔습니다.
2016년 7월 13일부터 한동안 저는 30년을 일궈온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은 생각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들었고, 그날부터 매일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촛불을 드는 것 밖에 없다 생각했고, 광화문에서 성주에서 열심히 촛불을 들다 보니 김정숙 여사님은 영부인이 되셨고, 저 김정숙은 영화배우가 되었네요.
어설프게 카메라를 들고 다니던 사람이 인터뷰를 요청해 사드반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에 인터뷰를 해주었지요.
몇 번을 보면서도 뭘 하기라도 할까 하는 마음에도 열심히 뛰어 다니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란 말에 참 놀랐습니다. 그랬던 우리 감독님이 일을 내셔서 영화로 제작이 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상까지 타고 난리가 났습니다.
우리가 투쟁해 온 날들이 고스란히 영화에 담겨져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더군요. 그 영화가 6월 22일 전국으로 개봉을 했습니다.
‘파란나비효과’ 다큐멘터리 영화에는 문재인 대통령님과 여사님이 알고자 하는 국민의 삶이 담겨져 있습니다.
성주에 사는 국민이 지난 1년을 어떻게 투쟁해 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고 오늘을 살아가는지 공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영화 꼭 보시고 국민의 삶에서 함께 하는, 국민을 위한 정치 해주십시오. 대한민국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란 것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더 크게 소리 내겠습니다. 든든한 국민 빽 믿고, 용감한 외교 부탁드립니다. 늘 건강하세요.
성주 김정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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