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보훈종합건설(주) 기자회견 모습
[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김재원 기자 = 포항시 민간공원사업 탈락업체가 반발해 수사의뢰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보훈종합건설(주)은 29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시가 배점기준을 조작해 시민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백억원의 추가 공원조성비와 3만 제곱미터의 공원용지를 지방 특정업체의 사익을 위해 시민들에게 피해 주고 열심히 일하는 동료 공무원들을 참담하게 만든 비위 공무원들이 있다면 이를 적발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훈종합건설(주)이 밝힌 경위를 보면, 지난해 9월 포항시 4개 공원 민간조성 사업 제안 접수 공고에 따라 보훈은 지난해 12월 사업제안서를 포항시에 제출했다.
이어 올 4월 18일 포항시는 양학근린공원 민간조성사업자로 세창(주) 1위, 보훈 2위로 발표했다.
그러나 4월 25일 포항시에서 담당주무관, 팀장과 함께 평가 채점표를 열람한 결과 포항시에게 당초 공고한 공원설치비용 평가기준과 포항시에서 실제 적용한 점수가 다른 것이 발견됐다.
당초 발표한 계량평가 기준 중 공원시설의 설치비용 및 면적은 기준비율이 높은 제안자를 기준으로 100%이상은 100점, 90%이상은 80점, 80%이상은 60점, 70%이상은 40점, 70%미만은 20점으로 각 구간마다 20점씩 차등을 두게 되어있어 가장 비율이 높은 보훈을 기준으로 20점씩 차이를 두어야 하는데 포항시는 5점씩만 낮추는 방법으로 점수를 조작했다는 설명이다.
평가기준대로 한다면 보훈과 세창의 점수비율은 200점 대 120점이 돼야 하지만 포항시는 점수차를 60점이나 줄여 200점 대 180점으로 평가했다.
이로인해 포항시는 보훈 793.75점, 세창은 825.15점으로 세창을 1위로 선정했다는 것.
그러나 당초 포항시가 공고한 배점기준에 대로 했다면 보훈은 793.75점, 세창은 765.15점으로 보훈이 1위로 선정됐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보훈은 공원조성 투자비의 경우 1501억원, 세창은 798억원으로 703억원의 투자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공원설치 면적도 3만4천여㎡를 더 포항시에 기부체납하겠다고 했는데도 포항시가 2위로 선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포항시는 배점의 오류가 발견되자 담당주무관과 팀장은 잘못을 시인했고 순위를 정정하겠다고까지 했는데, 며칠 후 갑자기 “일부 서류에 회사명이 기재돼 있어 이는 탈락사유에 해당된다”며 아예 탈락시켰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보훈종합건설 측은 “포항시 관계자들을 사정당국에 고발하고 감사원 감사 등 각종 감사와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향후 각종 소송 등을 제기하여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고 손해배상청구 및 조작에 관련된 해당 공무원들에게 구상권 등을 행사토록 하여 포항시에서 이런 비리가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것이 각오이자 바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이대식 도시녹지과장은 “점수를 잘못 적용한 것은 직원들의 실수이며 징계 등도 받겠다”고 말했으며 “그러나 보훈종합건설이 회사명이 있는 서류를 제출한 것은 잘못이고 이에 대해 관련 위원회가 최종 탈락으로 결정해 어쩔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포항시 민간공원사업은 수십년간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예산이 없이 사업을 하지 못한 곳에 대해 민자를 유치해 공원 조성과 함께 지주들에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업체들도 공사에 참여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자는 이유 등으로 추진한 것인데, 소송이 시작될 경우 2020년 일몰제에 걸려 포항시 민간공원사업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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