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넥스(FINEX) 공장이 있는 포항제철소 모습 (포스코 제공)
[포항=일요신문] 김재원 임병섭 기자 = 포스코의 위기 측면에서 볼 때 투자도 예전 방식의 비경제성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잘못된 투자를 주도한 사람들이 건재하다는 것. 특히, 현 최고경영자는 정준양 회장 시절의 잘못된 투자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장본인이라는 것이 사내.외 관계자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마그네슘(옥계), 리튬(볼리비아, 아르헨), 고망간(포스하이메탈), 몰리브덴(영월), 고순도알루미나(포스하이알), SNG, 연료전지(포스코에너지) 등 신사업 투자는 현 최고경영자가 연구하고 기획해 정준양 회장에게 적극 건의하고 투자했으나 포스코에 큰 손실을 안긴 투자들이라는 것이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이들 사업들에 대해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현 최고경영자가 관여돼 있는 만큼, 적극적인 검토나 정리도 못하고 있다는 것.
더구나, 포스하이알은 부실이 심각하나 공동 투자자인 박모 회장을 의식해 제대로 손도 못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정준양 회장 시절 포스코 임원 인사를 좌지우지한 사람으로 알려진다.
포스코는 잘못된 투자에 책임있는 사람들을 정리했다고 했으나 정작 누구보다 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그대로 건재하며 이들의 공통점은 서울대, 금속학과, 박사 출신들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포스코에서 성골로 분류되나 시장과 현장을 제대로 알지 못해 이들을 중심으로 지금도 시장성을 제대로 체크하지 않은 사업들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구나 현 최고경영자는 지금과 같은 포스코의 어려움에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이기에 그런 인사를 추진할 명분이 없고 제대로 실행할 역량과 의지도 없다는 지적이다. 또 인사 때마다 청와대의 지시라는 말로 자신의 인사를 정당화했다는 것.
문제는 시장성이 명확하지 않은 기술개발을 지금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리튬이다. 관련기술을 현재 모두 개발한 것도 아니고 앞으로 개발할 지도 모르며 무엇보다 시장성이 명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략담당 임원들이 재검토의 필요성을 건의했으나 묵살당했다는 것. 현재 포스코 투자담당 부서는 리튬 기술개발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연구소 인력 중심으로 폐쇄적 추진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파이넥스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포스코 엔지니어들이 과대 포장해 온 대표적 아이템으로 고로 대비 제품 톤당 원가가 높고 대형고로 생산성의 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강창오 전 사장과 현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파이넥스 연구, 개발 관련 엔지니어들은 “앞으로 파이넥스로 대형고로를 대체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시장과 기술에 대한 객관적, 합리적인 검토 없이 추진해 왔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지금은 파이넥스가 대형고로에 대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나옴에 따라 200~300t 규모의 해외 고로를 대체한다는 명목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 1999년부터 시작된 파이넥스 개발에는 10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앞으로 파이넥스를 통한 예상수익을 고려해 합리적인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나 현 경영진 체제에서는 이같은 판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또한 파이넥스는 포항제철소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주요인으로, 포스코가 수입하는 최상의 철강석과 코크스를 써서 조업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포항제철소는 광양제철소 대비 제품 톤당 원가가 6만원 정도 높은데 이는 파이넥스 2, 3호기 상용화 설비를 신설하면서 대형고로를 짓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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