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적자를 보이고 있는 양평공사. 관피아 폐해를 막기위해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공사 사장에 양평군청 5급 사무관 출신인 황 아무개 미래성장본부장이 임명되면서 관피아 문제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특히 사장을 비롯한 고액연봉자인 임원 3명 모두 양평군청 고위 퇴직공무원으로 채워지면서 ‘낙하산 천국’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황 사장은 퇴직 후 양평공사 미래성장본부장으로 임용된 지 2년만인 지난 1일 사장으로 취임했다. 올해 3월에는 역시 양평군청 퇴직공무원 2명이 본부장으로 임용되면서 ‘관피아 끝판왕’이라는 조롱 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출근해서 하는 일도 없이 월급만 타 가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일부 직원들에서 나오고 있다.
양평공사는 사기당한 군납물품대금 132억원과 돼지고기 납품대금 75억원 등 200억원의 손실을 가져왔던 2대 사장이 자살했고, 2014년 8월 3대 사장으로 부임한 김 아무개 전 양평부군수 역시 재임명되지 못한 채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김 사장에 이어 4대 사장으로 황 본부장이 임용된 것으로 알려지자 ‘양평공사가 양평군청 퇴직공무원 안식처냐’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양평군에 장기간 근무한 뒤 양평공사 사장이나 임원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과연 후배공무원들이 이들에 대한 감독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공사의 모 본부장 동생은 현재 양평군청 4급 고위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빛더미에도 임원 연봉 ‘천정부지’… ‘인사청문회 도입해야‘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양평공사는 행안부의 경영평가에서 ’하위권‘ 수준의 초라한 성적을 받고 있음에도 사장의 연봉은 매년 인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양평공사는 2012년 ‘라’ 등급에
이어 작년까지 4년 연속 ‘다’ 등급을 받았다.
취재 결과 2015년 6,600만원이던 양평공사 사장의 연봉이 2016년에는 7,466만원으로 13% 올랐다(2017년 6,000만원). 1,000여만원의 업무추진비도 사용하고 있다. 본부장 2명 역시 연봉이 5,000만원이다. 현재 5급 사무관 30호봉이 월 454만원(연 5,541만원)을 받는다.
반면 공사 신입사원 평균연봉은 2015년 2,604만원에서 2016년 2,495만원으로 줄었다. 직원 1인당 평균 임금 역시 2015년 2,905만원에서 2016년 2,388만원으로 줄었다.
총인건비는 2012년 8억 7,009만원에서 2016년 31억 507만원으로 4년 사이 4배로 증가됐다. 직원 역시 2012년 45명에서 2016년 146명으로 늘더니 현재는 211명(정규직 153명 기간제 58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거대 조직이 됐다.
하지만 2015년 174억 매출 대비 8억 8,600만원 적자를, 2016년에는 233억 매출 대비 8억2,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
한편, 5급 사무관이 되지 못하고 정년퇴직하는 6급 공무원이 부지기수인데 최고위직인 4급, 5급으로 정년퇴직했으면 이제 그만 사회를 위해 봉사를 해야 한다는 따가운 질책도 잇따르고 있다.
군민 A씨는 “퇴직하자마자 산하기관에 엄청난 연봉의 자리를 꿰차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제대로 된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피아(관료+마피아)’의 폐해는 고스란히 군민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관피아가 공직경험을 살린다는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청년 취업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등 지역발전을 위해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많은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검증절차 없이 임용된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본지는 주민들의 제보와 행정정보공개 청구 등 심층취재를 통해 출범10년을 앞둔 양평공사의 허와 실을 계속해서 보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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