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충남 아산시 순천향대학교 대학본부 앞에서 순천향대 연극무용학과 학생들이 ‘공연영상학과의 연극과 계승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극무용학과는 지난해 순천향대 PRIME 사업 추진에 따른 학과구조 개편으로 폐과가 확정됐다.
순천향대 연극과 학생들은 16일 순천향대 대학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학교는 지난해 합의한 공연영상학과의 연극과 계승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순천향대와 연극과 학생회 등에 따르면 순천향대는 지난해 PRIME 사업의 일환으로 학사 구조개편을 단행해 연극과를 폐지했다. 이어 순천향대는 SCH미디어랩스 단과대학 내에 연극과와 영화애니메이션학과를 통·폐합한 공연영상학과(공연과)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연극과는 올해부터 학생 모집이 중단됐다.
PRIME 사업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를 목적으로, 산업의 수요에 맞도록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교육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순천향대는 지난해 충청권에서는 유일하게 대형 사업분야에 선정됐으며 연간 150억 원씩 3년 간 지원받는다.
연극과 학생회는 지난해 6월 학교 측과의 간담회에서 2017년 신설되는 공연영상학과가 연극과의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학과의 축소 폐지를 받아들였다.
합의된 세부사항으로는 ▲공연과에 연극전공이 계승될 것 ▲각 과 교수의 동의하에 연극과 전공과목을 공연과의 전공으로, 공연과 전공과목을 연극과의 전공으로 인정할 것 ▲오리엔테이션, MT, 동아리 등 학생 자치활동을 연계해 진행할 것 등이다.
그러나 연극과 학생회는 지난해 합의된 모든 약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극과 학생회는 “공연과 교수들은 ‘전공학점을 인정하게 되면 폐지된 과와 연계되는 것으로 간주돼 정부의 PRIME 사업 지원을 못 받는다’며 연극과의 전공과목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연구재단 등에 확인 결과, 공연과 교수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무엇보다 연극과를 계승키로 했던 학교가 공연과 전공 신임 교수를 뮤지컬 전공 교수들로 채우고 있다. 학교 측은 뮤지컬 전공 교수도 연극을 가르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엄연히 연극과 뮤지컬은 다른 분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7학번 입학한 공연과 신입생들도 “학교의 갑작스런 태도 돌변으로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입학 전 기존 연극과에서 공연과로 이름만 바뀐다는 학교 측의 홍보를 듣고 학과에 입학했지만 막상 들어와보니 연극을 배울 수 있는 학과 구조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현재 공연과의 공연전공 학생 13명 전원은 연극을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요신문>은 학교 측에 공식적인 해명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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