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박희정 의원 시정질문 모습
[포항=일요신문] 김재원 임병섭 기자 = 포항시와 경상북도가 추진 중인 가칭 ‘동빈대교’ 건설과 관련해 인근 항구동 공용주차장(도유지) 특혜매각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가 영일대해수욕장을 찾는 시민과 울릉도 관광객들이 사용하던 항구동 공용주차장은 매입의사가 없다고 밝혀 민간에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포항시는 이처럼 항구동 공용주차장은 민간에 매각하도록 한 반면, 이로인해 영일대해수욕장의 부족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거리도 더 멀고 금액도 더 큰 구 캠프리비 부지(국유지)는 매입하겠다고 시의회에 밝혀 “어처구니가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19일 제243회 시의회 임시회 박희정 의원의 ‘항구동 공영주차장 매각결정 과정에 포항시 의견을 내지 않은 사유 등’에 대한 시정질문 답변에서 “경상북도개발공사는 부지 매각을 추진하면서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포항시에 우선 매입여부를 정식으로 협의한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8월 ‘부지활용방안 조사용역’ 사업 제안방식에 주차장 사업을 포함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경북개발공사 담당자로부터 포항시에서 매입하여 유료 주차장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 문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매입에 어려움이 있음을 담당자간 통화한 사실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변했다.
더구나 “포항시는 올 2월 입찰공고 직전 자체적으로 매각추진 사실을 파악했으며 시간적인 촉박성과 매각 예정가격이 174억원으로 주차장 용도로 매입하는 것은 재정상 많은 어려움이 있어 매입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포항시는 이 보다 며칠 전 시의회 간담회에서 ‘2017년 제4차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보고하며 두호동과 장성동 일대의 구 캠프리비 부지(국유지)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항구동 공용주차장 매각에 따른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의 부족한 주차공간 확보 등을 위하겠다는 것으로, 물론 규모는 더 크지만 금액은 기존 항구동 공용주차장 매각액 174억원 보다 70억원이나 더 많은 240억원 규모이다.
더구나, 이 부지 매입을 위해 시유지 6곳을 매각해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체적인 매입방안까지 제시했다.
결국, 포항시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사용하던 영일대해수욕장내 공용주차장은 일반에 매각하도록 놔두고 해수욕장에서 떨어져 있어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줄 것으로 보이는 부지를, 그것도 금액은 수십억원이나 더 주고 주차장으로 확보하겠다는 것.
“포항시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가중시키고 시민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는 이유다.
앞서, 이강덕 시장은 지난해 9월 김성조 의원의 ‘항구동 공영주차장과 (구)미군 캠프리비 부지 매입 후 활용방안 등’에 대한 시정질문 답변에서 “항구동 공영주차장 부지는 토지소유자인 경상북도개발공사가 올해 5월 부지 활용방안 조사 용역을 발주했으나 현재는 경상북도에서 추진 중인 국지도20호선 동빈내항과 동빈내항 횡단교량 통과로 부지 일부가 편입됨에 따라 7월 5일부터 조사용역이 일시중지되었다. 향후 용역결과가 부지매각으로 나올 경우 공영주차장 조성 등 종합적인 매입 활용방안도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시장은 이때 캠프리비 부지 매입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혀, 결국 1년동안 캠프리비 부지 매입방안은 강구했지만 항구동 공영주차장 매입방안은 강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왜 그랬을까? 항구동 공영주차장이 활용도도 더 높고 이용편의도 더 높은데...
한편, 동빈대교 노선안과 관련해 포항시 도시계획안은 영일대해수욕장 해변도로로 연결하도록 돼 있지만 경상북도 등의 추진안은 고가도로로 우방비치 앞 삼호로로 연결할 계획이어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이 경우 고가 교각이 항구동 공영주차장내 도시계획도로에 설치되면 폐도가 이뤄져 항구동 공영주차장 부지는 가치가 상승해 이를 매입한 민간업체는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돼 특혜매각 의혹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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