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나사렛대 전경. 최근 나사렛대에 전임 총장 교수 특혜채용 문제가 다시 불거지며 학내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천안=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천안 나사렛대학교의 전임 총장 교수 특혜채용 문제가 학내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 6일 나사렛대에는 ‘비리로 임용된 교수 즉각 퇴출하라’는 선전물이 캠퍼스 곳곳에 붙여졌다. 이 선전물의 작성자는 나사렛대의 모 학과 R학과장이다. 그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년 전부터 전임 총장의 특혜채용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학교와 재단에 수없이 퇴출을 요구해왔다”며 “학교나 재단은 전혀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학교를 견제할 세력이 없기 때문에 내가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나사렛대는 지난 2014년 전임 신민규 총장 재직 당시 교육부의 종합감사에서 전공심사, 교원심의위원회 심의, 공개 강의 등 일련의 임용과정을 거치지 않고 교원 10명을 특별채용한 사실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특별채용 된 교수 일부는 재단 이사장의 사위, 교단 원로목사의 아들 등이 포함됐다. R학과장은 “해당 교수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지만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했다”며 “교수 사무실에 붙은 선전물만 직접 붙인 것이며 다른 선전물은 부착하지도,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R학과장의 설명과는 달리 나사렛대 내부에서는 임승안 총장의 학내 세력 다잡기라는 말이 돌고 있다. 임승안 총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4, 5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7대 총장으로 학교로 복귀했다. 임 총장은 5대 총장으로 재임 중이던 2011년 감사원의 대학 재정운용실태 조사에서 학교 기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발각돼 2012년 검찰에 업무상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05년 민간자본 유치로 건설해 운영키로 한 나사렛대 생활관을 학교가 인수하는 대가로 시공업체에게 기부금 명목으로 5억 원을 받았으며 2011년에는 나사렛대 오웬스 국제관 건립시 분할 지급키로 한 공사대금을 일시지급하고 업체로부터 1억9000만 원을 기부금으로 받았다. 그는 이 기부금들을 교비회계로 편입시키지 않고 무단으로 학교법인의 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다.
나사렛대 캠퍼스에 나붙은 전임 총장의 특혜채용 교수 퇴진을 촉구하는 선전물.페이스북 캡쳐
당시 재판을 맡았던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형사3단독(판사 안동철)은 “횡령 및 배임한 6억 9000만 원 가운데 1억 9000만 원은 학교회계로 원상회복하고 나머지 5억 원도 6년간 분할 원상회복하기로 했다”며 그에게 선고유예를 판결했다. 이 사건과 관련됐던 나사렛대 개방이사와 건설사 대표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각각 징역 1년에 4억4000만 원 추징,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임 총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런 이유로 이사회가 임 총장을 7대 총장으로 선출됐을 때 학내에는 임 총장의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R학과장은 임 총장이 4대 총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05년 교수로 채용됐으며 지난해에는 임 총장이 교무처장으로 임명해 총장의 측근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R학과장의 이같은 움직임은 총장의 반대세력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R학과장은 “임 총장은 지난 2007년 나를 해고했던 사람이다. 해고된 사람이 해고한 사람을 곱게 볼 수 있겠는가. 그리고 내가 이 시위를 해서 반대급부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총장도 될 수 없는 신분”이라며 임 총장과 거리를 뒀다.
문제는 이러한 학내 갈등이 교수 간 ‘알력다툼’으로 비춰지며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사렛대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수백만 원 등록금 내고 다니는 입장에서 교수들끼리의 세력싸움을 보고 있는게 너무 답답하다. 구조개혁평가에서 D등급 맞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학교에서 또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나 좀 신경써줬으면 좋겠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작 나사렛대는 이 문제에 대해 한발 물러서 있는 모양새다. 학교는 R학과장의 주장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일요신문>은 수차례 나사렛대에 입장을 요구했으나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답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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