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좌)-유시민(우) | ||
13대 국회 때 이 전 총리의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유 전 장관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이 전 총리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끈끈한 관계를 지속해 왔던 두 사람이 한때 껄끄러운 경쟁자로 만난 적도 있었다. 2007년 대선을 앞둔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때였다. 두 사람 모두 진보진영과 친노 세력을 주된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지지층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요구했다. 결국 유 전 장관은 이 전 총리에게 친노 후보를 양보하는 동시에 이해찬 선거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아 이 전 총리 당선을 위해 전력투구를 한 바 있다.
이처럼 정치적 사제지간을 넘어 정치적 동반자로서 특수한 관계를 맺어 온 두 사람이 친노 신당 창당과 관련해 약간의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7월 29일 여의도 모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친노 신당 창당과 관련해 “각자의 힘이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연대를 해야 한다. 두 차례의 집권도 모두 연대를 통해 하지 않았느냐”고 말해 사실상 민주당 중심의 연대론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유 전 장관은 친노 신당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행을 삼간 채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일부 측근들은 유 전 장관이 민주당 중심의 대통합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만큼 여론이 호의적일 경우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조심스런 관측을 내놓고 있다. 친노 진영 일각에선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유 전 장관이 정치적 스승인 이 전 총리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정중동’ 행보를 걷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