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단체, “희성전자, 13년 동안 공장 안짓는 땅 반환하라”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 시민단체가 대구 성서3차 산업단지 내 희성전자의 유휴부지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땅은 대구시가 희성전자에게 공장 건립 등 조건으로 조성 원가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특별분양 했지만,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부 땅만 공장을 건립하고 나머지 땅은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현재 이 땅은 희성전자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고, 당시 분양가 보다 4배 가까이 뛴 점을 들어 ‘땅장사’ 의혹까지 제기됐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경실련)은 12일 성명을 통해 “대구시가 시민 세금을 투입해 기업에게 지원한 부지가 자칫 ‘땅장사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면서, 땅 반환을 요구했다.

 대구경실련에 따르면, 달서구 호산동 성서3차산업단지 내 희성전자 야구장 부지는 대구시가 2004년 조성 원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당 22만원에 희성전자에 특별분양한 땅이다. 이 때 희성전자는 3년 내 공장건립과 7년 내 매각·임대 금지, 환매권 설정 등 조건으로 10만2216㎡를 특별분양 받았다.

이 땅을 특별분양 받은 희성전자는 2005년 전체 부지의 30%인 2만9022㎡에 대구2공장을 건립한 후 매각·임대 금지 기간이 지날 때까지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았다.   ‘땅장사’ 의혹이 제기되자 대구시는 2011년 3월, 유휴부지 반환 검토를 요구했고, 희성전자는 ‘3년 내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다가 남은 부지에 공장이 아닌 ‘야구장’를 조성했다.

 희성전자 야구장 부지는 올해 공시지가로 ㎡당 80만6000원으로 분양가의 3.64배로 뛰었고, 매각·임대 금지 기간인 7년이 지난 2012년부터는 이 땅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까지 갖게 되면서 ‘땅장사’ 의혹을 받아 왔다.

 대구경실련은 “대구시가 공장 건립과 부지 반환 등 분양조건 이행을 여러차례 독촉했지만 희성전자가 이행하지 않았고, 이제 대구시가 권한과 시기를 놓쳐버려 2015년 이후로 부터는 무기력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장 건립 등 지키지 않거나 지킬 수 없는 약속을 계속하면서 유휴 부지를 반납하지 않는 희성전자는  ‘땅장사’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구시는 희성전자에게 ‘산업시설용지 공급협약서’에서 정한 조건에 따라 남은 땅 반환을 요구해야 하며, 시의 외부 기업·자본 유치를 위한 지원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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