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을 굽고 있는 조재현씨
[옥천=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마을 사람이 모두 140여 명인 시골 마을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붕어빵을 팔아 한달간 번 돈 1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며 충북 옥천군 안내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기탁한 기부 천사가 있어 추운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작은 액수일지 모르지만 뜻은 큰 나눔을 실천한 주인공은 조재현(64)씨.
조씨는 겨울철 주된 생계 수단인 농사를 지을 수 없자 생활비라도 조금씩 벌자는 생각에 올 1월 붕어빵 기계를 임대해 동대보건지소 맞은편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아담한 시골마을에 처음 생긴 붕어빵 장사가 신기한 듯 오고 가는 주민들이 한 번씩 사 먹기는 해도, 교통량도 적고 유동인구가 적어 하루 매상이 몇 천원 남짓이었다.
차를 타고 동대보건지소 앞을 지나 보은을 오가는 사람들이 손님의 대부분으로 추우면 많이 팔리는 붕어빵 특성상 유난히 추웠던 올 겨울 날씨가 오히려 반갑기도 했단다.
비닐 천막 한 장으로 눈과 추위를 이겨내며 번 첫 달의 수익을 조씨는 “난 그래도 입에 풀칠은 하고 산다”며 “나보다 더 어렵게 살고 있는 이웃들을 위해 처음 번 돈을 보람있게 써 보자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그만 구멍가게 장사와 농사로 자식 넷을 다 취업시키고 남편과 단 둘이 살고 있다는 조씨는 “사람들이 얼마 찾지 않는 이곳에서 장사하기는 솔직히 쉽지 않지만, 돈 버는 데 크게 욕심 안 내고 오가는 사람들과 정 쌓으며 지내기에는 참 좋다”며 웃었다.
조씨는 “너무 적은 금액이라 도움이 될까 했지만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며, “매년 기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적은 돈이라 부끄럽기만 하다며 한사코 알리기를 거절하던 조씨는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데 의미가 크다는 면 직원의 끈질긴 설득에 취재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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