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연구진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급성 바이러스 감염에서 일어나는 인체 조직 손상이 바이러스-비특이 ‘방관자’ 면역세포에 의해 일어날 수 있음을 국내연구진이 최초로 발견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박수형 교수와 중앙대학교병원 김형준·이현웅 교수 임상 연구팀은 협동 중개 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통해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면역 특성을 분석해 A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시 간세포에서 분비되는 IL-15라는 면역 사이토카인 물질이 ‘방관자’ 면역세포들을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방관자’ 면역세포들은 NKG2D 및 NKp30 수용체를 통하여 항원-비특이적 세포독성을 유도해 간 손상을 일으킴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급성 바이러스 감염에서 일어나는 과도한 인체조직 손상의 원인을 설명하는 새로운 기전을 최초로 발견하고, IL-15 사이토카인이나 NKG2D 및 NKp30 수용체에 결합하는 항체 치료제 개발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 및 다양한 면역질환에 의해 발생되는 인체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신약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바이러스 질환과 면역 질환이 인체를 손상시키는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신약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이뮤니티(Immunity)’ 1월자 최신호에 게재됐다.
면역계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특이성(specificity)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해당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면역세포만 활성화돼 작동을 하고 다른 바이러스들에 특이적인 면역세포들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염된 바이러스가 아닌 다른 바이러스와 관련된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흔히 ‘방관자 면역세포의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오래 전부터 알려진 현상이지만 이 현상의 의학적 의미는 불투명했다.
방관자 면역세포에 의한 인체 손상 개념도
공동 연구팀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분석해 해당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면역세포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엉뚱한 면역세포들까지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하고, 이러한 엉뚱한 면역세포에 의해 간 조직이 손상되고 간염이 유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발견의 핵심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감염된 인체 조직에서 과다하게 생성되는 면역 사이토카인 물질인 IL-15가 방관자 면역세포들을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면역세포들은 NKG2D 및 NKp30이라는 수용체를 통해 인체 세포들을 무작위로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IL-15 사이토카인, NKG2D, NKp30 수용체와 결합하는 항체 치료제를 신약 개발하면 바이러스 및 면역 질환에서 발생하는 인체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신의철 교수는 “면역학에서 불투명했던 방관자 면역세포 활성화의 의학적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 첫 연구사례”라며 “향후 바이러스 질환 및 면역질환의 인체 손상을 막기 위한 치료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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