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영남대병원(병원장 윤성수)이 비수도권 최초 ‘양측 신장 자가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영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고영휘 교수(사진=영남대병원 제공)
17일 병원에 따르면 지난 12월 비뇨의학과의 고영휘 교수, 송필현 교수와 이식혈관외과 윤우성 교수, 양신석 교수, 신장내과 강석휘 교수가 함께하는 신장이식팀이 비수도권 최초로 양측성 신장암에서 암을 완전히 제거 후 신장 자가이식에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신장암은 항암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에 잘 듣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술적 치료 즉, 완전 혹은 부분 신적출술로 암종 부위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이다. 하지만 부분 적출이 불가능한 양측성 신장암일 경우 신장이 완전히 제거되면 필수장기의 기능이 소실되기 때문에 환자는 남은 생애 동안 투석을 시행 받아야만 했다.
특히 신장암의 크기가 부분 절제가 가능한 크기더라도 신장의 한 가운데에 위치할 경우, 신장 기능에 필수적인 혈관과 신우를 유지하면서 암종을 제거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에 완전절제해야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이 병원 비뇨의학과 고영휘 교수와 송필현 교수는 우측 신장의 대부분을 침범하고 좌측 신장의 한가운데에 발생한 신장암 환자에서 우측 신장을 완전적출하고 한 달 후, 좌측 신장은 완전 적출이 아닌 자가이식 부분 신적출술을 통해 신장기능을 보존하는 데 성공했다.
자가이식 부분 신적출술은 일단 문제의 신장을 신체에서 떼어낸 다음 신장이식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통해 신장을 동결 보존하면서 종양만을 제거하고 남은 신장을 재건한 후에 다시 환자에게 심어주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로 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을 시행 받은 환자의 술 후 병리 결과에서 남은 부분이 없는 암의 완전절제가 확인됐고, 수술 후 3개월째의 추적관찰 영상검사에서도 재발이 없으면서도 이식된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해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재차 검증됐다고 병원측은 전했다.
그동안 이 병원은 비뇨의학과, 이식혈관외과와 신장내과로 구성된 신장이식팀이 600례 이상의 신장이식 실적을 통해 신이식 기술을 축적해 왔다. 이번 수술의 성공도 그간 다져진 팀워크와 공동의 경험이 발휘된 사례로 자평하고 있다.
자가이식 부분 신적출술은 현재까지 서울의 일부 대형병원에서만 보고된 바 있으며, 대구 경북을 비롯한 비수도권에서는 최초로 시행됐다.
고영휘 교수는 “비록 모든 환자에서 적용될 수 있는 수술법은 아니지만, 수술 후 투석이 시행될 경우 남은 생애 동안 영구적인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가이식 신적출술은 투석의 두려움이나 부담으로 인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망설이시는 분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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