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대구시 내년도 국비확보를 위한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렸지만 여야 국회의원들의 정쟁으로 삐거덕 거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대구시
[대구=일요신문]김성영 기자= 대구시가 10일 여·야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내년도 국비확보를 위한 올해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지만, 정쟁 속에서 삐거덕 거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대구시는 내년도 국비 3조4000여억원 규모를 확보한다는 목표로 지난 달 말 중앙부처에 제출한 국비예산사업을 두고 지역 국회의원들과 머리를 맞댈 예정이었만, 여·야 의원들의 정쟁으로 파행을 빚었다.
이날 오전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는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김상훈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위원장,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등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대응방안과 주요 시정현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먼저 발언에 나선 홍의락 의원은 “대구는 오랜 타성으로 정치적, 정무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다”면서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때는 대구가 역차별 받는다고 하고,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는 차별 받는다는 등 정부만 쳐다보고 있으니 지역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상훈 위원장이 지방정부의 예산편성 환경을 문제삼고, 유승민 공동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내년 첫 예산편성에서 정치적 홀대가 걱정된다는 발언이 더해지자 조원진 대표가 발끈하며 발언을 이어가면서 분위기가 싸늘해 졌다.
조 대표는 “이상한 정권이 들어와 이상한 나라가 됐다. 이런 정권은 처음 봤다”는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대구경북 인사는 참사 수준이고 경제도 참사 수준을 넘어섰다”며 현 정부를 거세게 몰아부치자 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오른쪽)의 정부비판 발언이 이어지자 자리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 의원은 회의 석상을 나온 자리에서 “내가 얘기하면 맨날 홀대한다고 말한다”면서 “대구 국회의원들이 먼저 노력하지도 않고 남 탓만 하니 그런 소리를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한국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내고 “대구경북의 인사와 예산 홀대가 대구경북의 잘못인가?”라면서 “예산확보를 위해 여·야 의원들이 힘을 모으자고 하는 자리에서 퇴장하는 모습은 집권여당이 책임을 회피하는 오만한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적반하장”이라며 논평을 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오랜 기간 TK지역 국회의석을 자유한국당이 독점해 놓은 결과가 지금의 대구·경북 지역의 경제침체, 낙후, 청년이 떠나는 대구, 오늘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대구·경북의 인사·예산상 홀대다”고 맞받으며 “지금 대구·경북의 발전을 저해하고 국회가 민생법안을 처리 못하도록 발목잡고 있는 것은 바로 한국당이며, 한국당이 정말 대구·경북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국민을 위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책협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던 내년도 주요 국비 신규사업은 미래신성장동력 분야에 ▲글로벌 뇌연구 생태계 기반구축 사업(31억원) ▲차량용 고효율 에너지 변환부품 고도화 조성사업(10억원) ▲율하산단 내 혁신성장센터 건립(34억원) ▲물산업 유체성능시험센터 건립(120억원), 문화·체육 분야 ▲첨단공연예술산업 육성센터 조성(12억원) ▲지역 융복합 스포츠산업 특화 브랜딩 산업(25억원), SOC 분야 ▲대구산업선철도 건설(172억원) ▲조야~동명 광역도로 건설(30억원) ▲금호워터폴리스 산업단지 진입도로 건설(23억원) ▲상화로 입체화 사업(30억원), 안전·복지 분야 ▲공공시설물 내진보강(218억원) ▲재난안전통신망 구축(80억원) ▲거주시설장애인의 탈시설 및 자립정착 지원(27억원) 등이다.
시정현안으로는 통합공항 이전, 취수원 이전과 물·의료·미래형자동차산업 등 대구시 미래 신성장산업에 대한 법령 제·개정 및 현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었지만, 권영진 시장의 인사말을 들은 후 회의는 비공개로 이뤄졌다.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