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사건’ 특검에 임명된 허익범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해 취재진들의 특검 준비 상황 등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특검은 특별검사 선임단계부터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특별검사로 오광수, 김봉석, 임정혁, 허익범 등 후보군 4인을 추천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후보군 중 임정혁 변호사와 허익범 변호사를 제외한 2인은 명목상 후보군에만 올라있을 뿐, 특검에 참여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 후보군으로 추려진 2인방 중 임정혁 변호사는 공안수사에 정통해 유력한 인물로 거론돼왔다. 야권에서는 특히 임 변호사를 강력하게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성향이 강한 것이 특검 임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임 변호사는 안보통일연구회 회장, 내외경제회장 등 보수색채를 지닌 경력이 많고 보수인사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검사로 낙점된 허익범 변호사는 검사 시절 형사사건과 공안사건을 주로 맡아왔다. 허 변호사가 특검에 이름을 올리자 일각에서는 허 변호사가 2007년 뉴라이트 단체가 연합한 ‘나라선진화 공작정치분쇄 국민연합’ 자문변호사로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정치적 편향성을 띠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또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파업 중이던 MBC의 감사 후보로 올랐던 것을 두고 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특검 후보군 풀이 넓지 않아 그 중 무난하게 특별검사를 맡길 인사로 허익범 변호사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허익범 변호사가 ‘무색무취한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뉴라이트 연합 단체의 자문변호사에 이름만 올렸을 뿐 특정 정치색을 띠지 않았다고 보고 있는 것. 청와대 역시 후보군 풀이 넓지 않아 그 중 무난하게 특별검사를 맡길 인사로 허익범 변호사를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허 변호사가 현직을 떠난 지 오래된 것이 이번 특검의 한계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현업에서 부장을 단 것이 거의 20년 전인데, 그 말은 곧 마지막 수사가 20년도 지난 일이라는 것”이라며 “특검의 수사역량이 특검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에 우려가 되고 정통 공안통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허 변호사는 형사와 공안 수사를 아우르는 수사경력을 갖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특별검사 임명 여부와 상관없이 정치적 이유로 특검 성과에 대해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건 선거일 수밖에 없다. 선거가 끝나고 이뤄지는 특검에 대해 기대를 걸기도, 힘을 실어주기도 시기상 적절치 않다”며 “선거 후는 당별 쇄신작업에 바빠 특검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고 정치권에서 힘을 실어주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치권과 법조계가 입맛에 따라 특검을 바라본다면, 여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댓글조작을 수사하는 것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허익범 특검은 앞으로 20일간의 준비 기간을 가진 뒤 수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특검팀 구성과 수사기록 검토 등 일정을 준비기간에 소화해야 한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 1명과 특검보 3명, 파견검사 13명 등 87명까지 특검팀 인력을 구성할 수 있다. 허 특검이 현직을 떠난 지 오래된 만큼 유능한 특검보 확보를 통해 수사력이 뛰어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드루킹특검의 특성상 공안수사와 첨단범죄수사 경험이 풍부한 수사 인력이 필요하다. 앞의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인력 확보가 특검팀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인적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
허익범 특별검사는 누구? 문재인 정부 첫 특별검사로 임명된 허익범 특검은 부여 출생으로 덕수상고-고려대 법대 졸업했다. 허 변호사는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6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 부산지검 부장검사, 인천지검 공안부장, 서울남부지청 형사부장, 대구지검 형사부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 서울고검에서 퇴직해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 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2011년에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서울중앙지법 조정위원, 서울변호사회 분쟁조정위원장,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위원, 국회 기록보존위원,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현재 법무법인 산경에 재직 중이다. [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