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인도에 거주하는 아룬 쿠마르 바자즈(35)는 세계 유일의 재봉틀 화가다. ‘니들맨’이라고도 불리는 그가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하는 것은 붓과 물감이 아니라 실과 바늘이다. 그가 재봉틀로 완성한 작품들을 보면 그 정교함에 깜짝 놀라게 마련. 붓이나 펜으로 그린 그림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의 작품은 그림은 아니다. 재봉틀로 수를 놓아 만드는 작품이기 때문에 테피스트리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회화 못지않게 상당히 디테일하기 때문에 초현실적인 그림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다.
그가 이렇게 재봉틀로 작품을 만들게 된 이유는 가업 때문이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재봉사로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갔던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원래 꿈이었던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먹었다. 다만 그동안 배웠던 바느질 기술을 그림에 접목하기로 했고, 그렇게 해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 바자즈는 재봉사로서 생계를 꾸리는 동시에 틈틈이 작품 활동도 하고 있으며,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작품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