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방우정청 간부 등이 업무 중 숨진 우체국 직원의 장례식 날 폭탄주를 돌리고 건배를 외치는 등 ‘음주 회식’을 즐겨 지탄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우정노조 등이 운영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성토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에 우정노조는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이를 시행 하지 않을 경우 경북우정청장과 우정사업본부장의 사퇴 촉구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경북지방우정청(사진=일요신문 DB)
업무수행 중 뇌출혈로 숨진 대구수성우체국 고 김OO(우정직)씨의 장례식 날인 지난 2일 경북지방우정청 간부 등 직원들이 회식을 하며 ‘술판’(‘일요신문’ 7월4일자 “우체국 직원 장례식 날… 경북우정청 국·실과는 건배 잔 돌리며 ‘술 판’” 제하 기사 참조)을 벌인 것과 관련, 우정노조가 책임자 엄중문책과 우정사업본부장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5일 전국우정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업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유명을 달리한 대구수성우체국 소속 고 김OO 동지의 발인(發靷)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경북우정청 국·실과별 간부 등 직원들이 회식자리에서 폭탄주를 돌리며 술판을 벌인 것은 그 어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우정직 공무원들은 장시간 중노동으로 인한 과로사로 하루가 멀다 하고 쓰러지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올해만 숨진 집배원이 4명에 이른다. 고통을 헤아리고 함께해 야 할 이런 와중에 경북우정청 간부들이 2차, 3차로 이어지는 술판을 벌였다는 것은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다그쳤다.
이에 노조는 “엄중한 시기에 이 같은 술판을 벌인 경북우정청 해당 간부 등은 ‘석고대죄’하고, 우정사업본부는 이들에 대해 엄정 문책할 것과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만약 이를 시행 하지 않을 시 우정노동조합 3만 조합원의 명예를 걸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경북우정청장 뿐만 아니라 우정사업본부장의 사퇴 촉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경북지방우정청 각 국 실과별 국장들을 포함한 간부, 직원들 일부는 고 김OO씨의 발인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폭탄주가 오가는 ‘음주 회식’을 갖는 등 술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이 자리에는 국별 국장을 포함 실과 과장급을 비롯해 일부 직원들도 함께 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들의 회식자리는 1차에서 끝나지 않고 2차 3차까지 이어지면서 장소를 옮긴 자리에서 건배 잔을 돌리며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대구수성우체국 고 김OO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6시15분께 택배 픽업업무를 하던 중 한 계약업체에서 뇌출혈을 일으켜 쓰러졌다. 김씨는 이날 해당업체의 택배 물품을 차량에 옮겨 적제 하던 중 힘 없이 쓰러졌으며, 당시 업체 관계자가 119 구급대에 급히 신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김씨는 병원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1일 끝내 사망했다. 병원은 사망원인을 뇌출혈에 의한 심박정지로 판단했다.
이로써 수성우체국은 지난 3월에 이어 또 다시 동료를 잃어야 하는 비통한 일을 겪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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