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연대가 장애인 생존권 확보와 함께 살 권리 쟁취를 위한 장애인 정책 반영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이어온 지 한달 째인 17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권영진 시장님 우리는 폭염보다 분리와 배제가 더 무섭습니다.”
전국이 연일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대구시청 앞 장애인 단체의 천막농성이 한 달째를 이어가고 있다.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권 시장의 지난 민선6기 장애인 정책공약 협약 준수와 지난해 대구희망원 문제해결 합의 이행 및 민선7기 장애인 정책 반영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 한 달째인 17일 박명애 420장애인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시장이 농성장을 방문해 정책 반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은 했지만, 공식 약속은 할 수는 없다고 했다”며 “정책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할 때까지 농성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장애인 단체의 민선7기 장애인 정책 반영 요구는 ▲탈시설지원센터 설치 및 수용시설해체사업 실시 ▲소득·주거·활동지원·평생교육 등 포괄적인 발달장애인 사회통합 기본계획 실시 ▲활동보조 24시간 확대 및 보장성 강화 ▲여성장애인 종합지원체계 구축 등 5개 주제에 32개 정책 99개 세부 추진과제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민선6기 권시장의 장애인 정책공약 실천협약 준수와 지난해 대구희망원 문제해결 합의 이행 촉구 등이다.
420장애인연대는 이날 대구시가 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사태 해결을 위한 첫 단계로 희망원 산하 장애인거주시설(시민마을)의 장애인들을 지역사회에 정착하도록 지원하고 향후 탈시설 추진계획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또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 조례에 따라 실질적인 사회통합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대구시 정책 입장과 방향, 의지에 따라 대구지역 장애인의 생존권과 함께 살 권리의 향방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농성을 지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420장애인연대 시청앞 천막농성장, 30일째 글귀가 농성 장기화 조짐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장애인 단체는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와 바른미래당 김형기 후보와는 협약을 이끌어냈지만, 자유한국당 소속인 권 시장과의 협약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서 현재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권 시장은 “책임질 수 없기에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약내용에 대한 시민 공감대가 없고 예산 소요가 상당하다는 이유지만 일부 가능성은 열어뒀다.
앞서 16일 대구시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420장애인연대의 요구사항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시기나 규모, 인원 등 세부사항에 대한 약속을 하는 것은 타 장애인 단체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면서도 “대구 미래비전2030 위원회 등을 통해 일부 요구조건에 대해 시장 공약 반영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가 논의 중인 정책은 ▲장애인탈시설지원센터 설치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확대 ▲대구 피플퍼스트 육성지원 ▲발달장애인자산 형성사업 실시 ▲발달·시각장애인 정보접근 체계구축 ▲거주시설장애인 탈시설 정보제공 및 상담사업 등이다.
420장애인연대 전근배 정책국장은 “대구시 실무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조율을 통해 전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시장님과 공식적인 면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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