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업무 무관한 간부들… 앉아서 급여 외 월 100~120만원 챙겨
- 전국 9개 우정청 월 평균 6300만원… 1년 7억5600만원 지급
- 강성주 본부장 경영철학과도 동 떨어지는 ‘시대착오적’ 행태
- 우정본부, “업무 무관한 간부들… 담당 직원들 마케팅 활동 독려 차원 포상금 지급”
- 우정노조측, “직원(조합원)들 대부분 우정노조에 가입… 성과 기여도 상당한 영향력 있어서”
(사진=일요신문 DB)
[대구=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우체국 예금과 보험 등 유치·모집에 따른 ‘유공자 포상금’이 각 지역 우정청 간부들 등에게 관행적인 ‘나눠 먹기식’으로 부당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이들 간부들의 포상금은 한 해 간부 1명 당 1억원에 육박 한다는 관측도 제기돼 포상금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현업 직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현재 예금과 보험의 유치·모집에 따른 유공자 보상(포상금)을 각 지방우정청장을 비롯해 담당과(예금·보험 부서)에 근무하는 전 직원이 현금 보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예금·보험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의 직원들은 이러한 포상금은 전무하고 있어, 이에 따른 불만이 팽배해 있다. 내부에서는 형평성 문제로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해당 부서(예금·보험 부서)의 경우 일정부분 역할 분담으로 공로가 인정돼 보상을 차등해 받는 것은 타당하다고도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지방청의 예금·보험부서는 일반(행정)직원들이 1순위로 선호하는 부서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이다.
1일 우정사업본부와 전국집배노조 등에 따르면 예금을 유치한 직원들에게 유치수당과 우체국 보험을 직접 모집한 당사자에게 모집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자금을 유치하고 보험을 모집하는데 있어 직접적 유치나 모집은 하지 않았지만 이에 따른 지원과 보조, 계획수립 등 일정부분 역할을 한 같은 부서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유공자 포상금도 있다.
이는 우정본부가 예금·보험 등 금융사업을 취급하면서 자금유치 및 보험모집 등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라는 사기진작 차원의 취지에서 추진됐다.
문제는 이 같은 유공자 포상금이 관련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지역 지방우정청 내 사업지원국장, 우정사업국장, 감사관 등 국, 실장을 비롯해 심지어 우정노조위원장, 공무원노조본부장에게도 고정적으로 지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중 우정노조위원장과 공노조본부장에 지급되는 포상금의 경우 “지방청이 부당한 돈 지급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사전 입막음용 재갈을 물리는 격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현업 일선에서는 “피땀 흘려 일하고 있는 조합원에게 지급돼야 할 돈을 노조에서 주머니에 넣고 부를 축적하며 사측과 타협하고 있는가”라며, 우려섞인 비난도 들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업 직원들의 예금 유치와 보험을 모집한 성과에 비해 “간부들에게 수령되는 포상금이 상대적으로 적어 성이 안 찬다. 특히 각자(간부들)의 호봉(연차)에 따라 차등 비율에 차이가 거의 없다”라는 일부 간부들도 있다고 알려져 심각성을 더 하고 있다.
이를 두고 현업에서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는 옛 말에 비유하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실·국장 및 노조 위원장, 공노조 등에 지급하는 사례로 OO지방우정청은 OOO사업국장에게 보험(월) 40~70만원, 예금(분기) 50~120만원, 우편사업(월)30~50만원의 유공자 포상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월 평균 100~120만원 정도의 수령으로 각 지방청 실·국장, 노조 등 평균 6명으로 따져보면 월 700만원(우정본부 제외) 정도가 지급되는 셈이다. 이를 전국 9개 지방청으로 모두 합하면 한 달 평균 6300만원 지급된다. 6300만원을 1년을 하게 되면 7억5600만원이라는 돈이 해당 업무와 무관하지만 조직내 간부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뿌려지고 있다.
이 금액 말고도 드러나지 않는 또 다른 유사 포상금까지 더하면 각 지방우정청에서 간부 등에 부당하게 지급되는 포상금은 직급과 호봉에 따라 다르겠지만 간부 1명당 연간 8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간부들에게 지급되는 ‘나눠 먹기식’ 포상금에 대해 “실질적 몸을 부딪치며, 땀 흘려 일하고 있는 협업 직원들에게 배분돼 마케팅활동과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나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의 경영철학과도 동 떨어지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는 내부 항변도 나오고 있다. 강 본부장은 근로환경을 몸소 체험하며 개선안을 찾기 위해 모처에서 헬멧을 쓰고 집배원들과 같이 직접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고객방문에 나서고 있다. 그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현장에 답이 있다’, 몸이 고되고 불편할지언정 합리적인 정책을 내 놓겠다”는 그가 내놓은 조직 운영 해법은 간부들의 귀엔 그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인 것으로 보여진다.
경북지방우정청 산하 지역 총괄국 한 중간 간부는 “이 같은 일은 오래전부터 관행적으로 이루어져왔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최근에 불거진 일도 아니다”라며, “직역 총괄국의 경우도 사정은 같지만 덜 하는 편이다. 하지만 경북우정청의 경우 간부님들이 많아 그들만의 리그(?) 형식으로 유공자 포상금으로 배를 채우고 있다. 이른바 한 달에 한 번씩 수 십 만원의 술값(?)을 앉아서 받아내고 있다”며, “이는 비단 경북우정청 만의 문제는 아니라 전국 지방우청정이 개선해야할 큰 문제”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대구·경북집배노조 한 간부는 “예전부터 유공자 포상금과 관련해 우정사업본부와 지방청 간부들이 정기적으로 돈(포상금)을 받아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전에는 각 지방청 간부 등을 대상으로 월 얼마씩의 유공 포상금을 받고 있는지, 지급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해 직책과 실명이 게재돼 있는 문서가 내부에 돌아 심각성이 더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간부는 “현재 한 지역 조합원들 쪽에서 ‘우체국 예금·보험 실적 유공자 포상금 지급에 대해 논하자고 합니다’라는 우정본부와 지방청 간부들의 부당 포상금 지급 실태에 대해 구체적인 정황을 담은 내용의 투서가 접수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조만간 우정본부측에 정보공개신청(본부 포함, 전국 유공자 포상금 대상자)을 하고, 강성주 우정본부장 면담을 비롯해 과기정통부 장관, 감사원감사, 국회 등에 내놓을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호소문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우정사업본부의 관행적이고 고질적인 조직 병폐가 더 깊숙이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우정본부 경영진을 상대로 한 투쟁도 불사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우정본부 관계자는 “우정 본부내 간부들에겐 유공자 포상금은 따로 지급되지 않고 지방우정청 간부들에게만 해당된 사항”이라고 강력 강조하며, “각 지방우정청에서는 금융사업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라는 차원에서 담당과별 직원들을 대상, 월별 또는 분기별 유공 포상금이 지급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업무(예금·보험)와 무관한 간부들에게 지급되는 유공 포상금과 관련해서는 “업무와 관련이 없지만 타 금융 기관과 경쟁 관계에서 마케팅 활동에 있어 담당부서 직원들을 적극 독려하고... 기본적인 조직내 간부 역할을 하고 있어 이에 따른 유공자 포상자로 포함돼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우정 노조측으로 지급되는 포상금의 경우 대부분의 직원(조합원)들이 우정노조에 가입돼 있고, 조합원의 성과 기여도에 있어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돼 노조측에도 차등돼 지급되고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