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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선호주로 가장 각광받았던 우량기업들이 최근 들어 왕따를 당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면서 증시 전체가 폭탄을 맞은 듯 가라앉고 있다. 외국인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누가 뭐래도 한국에서는 최고의 우량기업이다. 주가 수준도 평균 30만원대를 훨씬 웃돌아 세계적인 기업임을 만천하에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올 중반부터 외국인들이 이 회사 주식을 대거 매도하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이례적인 매도공세를 펴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 회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59.13%, 그러나 1년도 채 안 지난 9월 현재 외국인 지분은 51.3%로 무려 8% 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IMF 당시에도 외국인의 이 회사 지분은 평균 55%를 유지했다. 그런데도 올들어 외국인 지분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이 회사의 최대 순익 창출처인 반도체산업이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반도체는 하이닉스,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세계적인 업체들도 경영위기에 몰릴 만큼 산업 전반이 침체에 빠져 있다. 삼성전자의 9월 현재 외국인 지분율 51%는 90년대 중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회계와 관련해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하는 등 삼성전자는 여전히 불안한 기류속에 빠져 있다.
최근 들어 외국인들로부터 가장 외면 당하는 기업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소비심리 호전이라는 재료를 타고,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지분율이 급증했다. 이 회사의 외국인 지분은 지난 2000년 8월 12%대에서 2001년 12월에는 25%로 배나 급증했다. 올해 7월에는 32%대로 2년 만에 외국인 지분율이 3배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현대백화점의 외국인 지분율은 급락하기 시작해 9월 현재 27%대로 무려 5% 이상 줄었다. 외국인들의 현대백화점 주식 매도공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 지분율이 향후 계속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외국인들이 현대백화점의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월 말 이 회사가 기업분할 계획을 발표한 것과 직접 연관이 있다. 당시 현대백화점은 기존 회사를 부동산 전문회사와 현대백화점 운영업체 등 두 개 회사로 쪼개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외국인들이 상당한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회사를 분할하는 배경이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회사의 분할 배경이 2세 경영인에 대한 재산분할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시각이 일면서 외국인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또다른 외국인 왕따 기업으로는 이동통신시장의 최강인 SK텔레콤. SK텔레콤은 국내 4대 재벌의 하나인 SK그룹의 주력기업인 데다, 국내 통신업체 중 가장 시장지배력이 높은 기업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를 정점으로 외국인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해 줄곧 왕따 당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지분율을 보면 지난해 9월 50%대에 이르렀으나 1년 만에 40%대로 무려 10% 포인트나 추락했다. 국내 최대 우량기업으로 불리는 SK텔레콤의 지분율이 3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 회사에 대한 외국인들의 차가운 시선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SK텔레콤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냉정한 가장 큰 이유는 일본 도코모와 합작을 추진하던 작업이 무산된 것과 관계가 있다. 게다가 무한한 시장성에 비해 발전적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말하자면 더이상 발전가능성이 없는 회사라는 것이다. SK텔레콤이 현재의 경영상황을 타개할 만한 획기적인 방안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외국인들의 관심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선도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기아차 합병 등 호재가 터지면서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올 3월까지만 해도 55%대에 이르는 등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7월부터 외국인들이 현대차의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서 불과 두달 사이에 외국인 지분율이 5% 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 현재도 현대차의 주식을 줄기차게 매도하는 중임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현대차의 외국인 지분이 줄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한동안 현대차의 성장세에 가장 큰 호재로 작용했던 특소세 시한이 지난 6월말로 사실상 끝났기 때문이다. 특소세 인하조치로 현대차는 평소보다 2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수익구조도 크게 강화됐었다. 그러나 특소세 인하시한이 끝남에 따라 재고물량이 다시 늘고, 차량 판매시장도 그리 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미국, 유럽시장에서의 차 판매량도 향후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대차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대표기업들인 이들 우량기업의 외국인 지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해 적잖게 우려하고 있다.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드는 것은 시장 전체를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