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김 전 사장은 지난 2000년 골드뱅크 주가조작사건이 불거지면서 정경유착 의혹으로 번져 국회청문회에 소환되는 등 파장이 컸음에도 구속되지는 않았다. 게다가 김 전 사장은 주가조작 의혹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전격적으로 일본으로 출국, 현지에서 다시 벤처사업에 나서는 등 재기설이 간간이 전해져왔다.
그러던 그가 소리소문없이 구속돼 현재 서울구치소에 복역중인 것으로 전해지자 벤처업계에서는 그가 무슨 혐의로 구속됐는지, 그의 구속 사실이 왜 비밀에 부쳐지고 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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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호 | ||
현재까지 업계가 파악하고 있는 김 전 사장의 구속배경은 주가조작 등 불법적인 방법을 통한 재산형성 과정의 꼬리가 잡혀 잇따라 구속되고 있는 벤처기업비리 사태와 관련되지 않았느냐는 것.
서울지검에 확인한 결과 김 전 사장의 구속은 그가 골드뱅크 재직 시절 거액의 회사돈을 횡령해 개인적 용도에 쓰고 회사에 피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였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이 99년 3월부터 7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14억3천만원을 횡령, 개인적 용도에 사용하고 99년 4월 김아무개 변호사 소유의 부동산과 교환하기로 약정한 전환사채를 발행하지 못하자 위약금 5천만원을 훨씬 초과한 14억4천만원을 김 변호사에게 배상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전 사장은 자신의 횡령액에 대해 변호사 비용을 자신이 지불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만 인정할 뿐 나머지는 잘못된 부분이라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변호사의 경우 10억원 정도를 골드뱅크에 현물(빌딩 임대)로 투자했고,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한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김 전 사장은 지난 2000년 3월 현 코리아텐더 사장인 유신종 사장과 정기주총에서 표대결을 하면서 변호사 자문을 받을 때 비용을 자신이 내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주주간의 다툼은 회사의 이익과는 무관한 것이기에 개인이 부담했어야 한다는 것. 벤처업계에선 김 전 사장의 횡령액이 얼마이건 간에 ‘왜, 지금 김 전 사장이 구속됐을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사장은 검찰의 오랜 내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에도 검찰에 들어가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나왔다가 이번에 다시 조사를 받으며 구속된 것. 때문에 김 전 사장 주변에선 이번 검찰 수사가 그가 빠져나가기 힘들었던 ‘기획 수사’였다는 시각도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현재 골드뱅크를 이끌고 있는 유신종 사장의 말도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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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00년 골드뱅크 주주총회 당시 김진호 사장 과 유신종 이사. 이후 골드뱅크(현 코리아텐더)의 경영권은 유신종 현 사장에게로 넘어갔다. | ||
그러나 그는 검찰에서 조사받은 내용이나 진술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런 정황 때문에 김 전 사장의 혐의에 대해 검찰에서 그동안 광범위하게 조사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벤처업계에서는 김 전 사장의 구속배경과 관련해 두 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먼저 검찰이 정치권 인사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엉뚱하게 김 전 사장과의 비리 고리가 드러나 구속됐다는 얘기다. 이는 김 전 사장이 경희대 출신이고 DJ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N씨를 당시 골드뱅크에 영입한 적이 있어 그럴듯하게 유포되고 있다.
물론 김 전 사장은 이에 대해서 일관되게 강력 부인하고 있다. 이보다 더 설득력 있는 구속 배경은 김 전 사장이 타깃이 아니라 4백억원대의 금융사고를 일으키고 외국으로 도피한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이 타깃이라는 관측. 김석기 전 사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다 보니 김진호 전 사장과의 밀접한 관련혐의가 드러났다는 것.
김석기 전 사장은 최근 일본에서 머물며 귀국하지 않고 있지만 김진호 전 사장은 일본에서 활동하다 최근 들어 활동 중심지를 국내로 옮겼고 이 과정에서 김진호 전 사장은 덜컥 구속됐다는 것이다. 유신종 사장은 김진호 전 사장이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 “김진호 전 사장이 당시 회사를 위해 판단을 한 것으로 믿는다”며 “김 전 사장이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년 이상이나 숱한 의혹을 받았음에도 사법 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던 김 전 사장이 엉뚱하게도 횡령혐의로 극비 구속된 것은 어딘가 석연찮은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