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도군, 사고당시 즉각 재난상황실 설치 운영… 분야별 사고대응 처리
- 청도 보건소 직원들, 긴밀한 환자 관리와 입원환자 신속 개별 처리
(용암온천화재진화 조력자 위문 방문 / 사진=청도군 제공)
[청도=일요신문] 김정섭 기자 = 지난 11일 오전 9시54분께 경북 청도군 용암온천 지하 기계실 건조기에서 화재가 발생, 이용객 62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입원환자 62명중 41명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당일 귀가했고, 나머지 21명은 경산 세명병원에 7명, 경산 중앙병원에 13명, 청도 대남병원에 1명이 입원했다.
하마터면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다중이용시설의 화재였다. 하지만 청도군은 사고당시 즉각적인 재난상황실을 설치 운영해 각 분야별 사고대응을 처리했다. 특히 보건소 직원의 긴밀한 환자 관리와 입원환자의 개별적인 처리로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등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한 결과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더욱이 화재당시 용암온천 몇몇 직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화재진압과 고객안전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 숨은 조력자가 있었음이 알려져 ‘화재속에 피어난 아름다운 인간애’를 볼 수 있었다. 이에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큰 위안이 된 것.
미담사실이 전해진 것은 화재 다음날 12일 이승율 청도군수가 입원환자를 일일이 위문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당시 경산 세명병원에 입원한 중풍증세와 양다리 무릅골절을 수술한 자매 박정숙(70, 청도)과 박옥이(68세, 부산)씨는 “용암온천에 우리를 구해준 직원을 꼭 만나게 해달라”고 하며, “생명의 은인 그 여직원은 반신불수인 언니와 무릎수술로 잘 걷지도 못하는 나를 젖은 수건을 주면서 우리 둘을 부축해 노천탕까지 안전하게 대피해 줬다. 그 직원이 아니면 우리는 죽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사고 당일 아찔한 상황을 회상했다.
미담의 주인공은 용암온천 세신사 정영자(여·50)씨.
정씨는 이날 긴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거동이 불편한 위 환자 두사람을 부축하여 노천탕으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또 다른 주인공은 박명숙(여·56) 팀장과 예순자(여·50) 직원인데, 이들은 불이나자 탕안에 있는 손님에게 큰 소리로 불이 났으니 빨리 대피하라고 소리를 질러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점차 불이 확산되자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손님들에게 수건에 물을 묻여 건네며 입과 코를 가리고 대피하도록 했다.
화재의 초기진압을 위해 천효미(74)씨와 편의점 점장 최희창(57)씨는 1층 이발소(남자탈의실) 천정의 불길을 확인하고 실내에 비치된 소화기로 초기 진압을 위해 소화작업을 했으나 여의치 않자 불길이 번지는 2층으로 올라가 연기로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손님들을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끝까지 화재 현장에 남아 구조활동했다. 이중 연기를 많이 마신 천효미씨는 현재 입원중에 있다.
큰 사고로 이어질 상황에서 고객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 숨은 조력자가 있어 큰 화를 면할 수 있게 된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었다.
이승율 군수는 “극한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안위보다는 남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용감한 행동을 한 유공자에 대해서는 타의 귀감이 되도록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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