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본아이에프 회장(오른쪽)과 최복이 본사랑 이사장. 사진=본아이에프
김철호 회장과 최복이 본사랑 이사장 부부는 2006년 9월부터 2013년 5월까지 ‘본도시락’, ‘본비빔밥’, ‘본우리덮밥’ 상표를 회사 법인이 아닌 개인 명의로 등록해 상표 사용료 등 28억 2900만 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검찰은 두 사람을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지난 4월 재판에 넘겼다.
이밖에 최복이 이사장은 2014년 11월 대표를 사임하면서 본아이에프로부터 특별위로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것도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 10일 결심공판에서 김 회장 부주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고,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26일로 예정돼 있다. 본아이에프는 비상사태에 들어간 가운데 최악의 경우 오너 공백에 대비해야 할 상황에 내몰렸다.
아울러 ‘일요신문’ 취재 결과 김철호 회장 부부는 2013년 상표권을 회사에 넘긴 이후에도 특수관계자 신분으로 2015년까지 본아이에프와 개인 거래를 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또한 본아이에프는 2014년 김 회장 개인에게 50억 원을 대여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아직까지 상환 여부는 드러나지 않고 있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 회장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맞아 운영하던 회사가 파산하자 아내 최복이 이사장과 함께 호떡 장사를 하면서 음식업에 첫 발을 디뎠다. 부부는 2002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본죽 1호점을 낸 후 2004년 7월 가맹사업을 위해 법인 본아이에프를 설립했다. 본아이에프는 2014년까지 김철호 회장 부부와 세 딸이 100% 지분을 가진 가족 회사였다. 2015년부터 사모펀드 등의 지분 참여로 이 회사는 자본금이 20억여 원으로 늘어났지만 지난해 말 기준 김 회장 51.77%, 최 이사장 26.23%, 각각 0.67%를 가진 세 딸 등 회장 일가의 지분은 80.01%에 달한다.
검찰이 김 회장 부부가 본아이에프로부터 받은 지급수수료와 관련해 배임 혐의로 본 시기와 규모는 2006년 9월부터 2013년 5월까지 28억 2900만 원이다. 이는 회사 주력 매출 사업인 본죽을 제외한 것이다. 본죽은 본아이에프 설립 2년 전부터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지급수수료로 받은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다. 본아이에프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총 123억 원 규모의 지급수수료를 지불했는데 김 회장과 최 이사장은 각각 37억 원, 85억 원을 받았다. 지급수수료는 용역·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인데 김 회장 부부는 개인 명의로 등록한 상표권을 통해 수령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이 상표권을 가지고 있으면 가맹본부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받으면서도 상표권 광고나 관리 비용을 가맹본부가 부담할 우려가 높다. 상표권을 소유한 회사 대표는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상황이다”라고 꼬집었다.
검찰은 김 회장 부부에 대한 구형 이유에서 “본아이에프 설립(2004년) 후 법인 차원에서 상표를 개발했는데도 (피고인들이) 사용료를 지급받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회장 부부는 “단 한 번도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복이 이사장은 남편 김철호 회장과 함께 2011년부터 2014년 11월까지 본아이에프 4년에 못미치는 기간 동안 공동대표를 맡았다. 하지만 본아이에프는 최 이사장의 사직과 관련해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지급했다.
본아이에프는 사칙에 따라 대표이사가 물러나면 특별위로금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 이사장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본아이에프 1년 당기순이익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퇴직금 영향으로 본아이에프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6억 원대, 2015년 8억 원대로 줄었다. 본아이에프의 2017년 당기순이익이 56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 이사장 퇴직금 규모는 논란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회장 부부는 급여를 받는 것 외에 본아이에프가 배당을 실시할 때 마다 거의 대부분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본아이에프는 각각 2010년 18억 8500만 원, 2011년 5억 6500만 원, 2013년 15억 800만 원, 2017년 13억 1307만 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는데 김 회장 부부가 챙긴 배당금만 50억 원에 달한다.
김철호 회장과 최복이 이사장이 처한 재판 상황도 좋지 않다. 본아이에프는 지난 6월 ‘허위’ 특허권을 이유로 가맹점들에게 식자재 계약을 강요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600만 원을 부과 받았다.
지난 4월 김 회장 부부와 같이 상표권을 개인 명의로 등록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박천희 원앤원(원할머니보쌈) 대표는 혐의를 인정하고 원상회복을 약속했다. 검찰은 김 회장 부부의 결심 공판에서 두 사람이 재판 과정에서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피해회복도 안됐다고 밝혔다. 박천희 대표와 달리 참작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었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김 회장 부부는 상표권을 당사에 모두 이전했다. 그간 검찰과 재판에 성실히 임했다. 선고를 앞둔 현재 당사의 입장 한 마디 한 마디가 선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