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체인 KTF가 배상금 규모만 7백80억원대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KT 자회사인 KTF는 현재 ‘016, 018’을 관장하고 있는 이동통신업체. 참여연대는 지난 22일 이동전화사용자들을 대상으로 KTF의 ‘매직엔 부당가입’ 행위와 관련한 소송에 참여할 원고단 모집에 6천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늦어도 오는 9월 초까지 소장을 낼 예정이다. KTF의 이동전화를 통한 인터넷 서비스인 매직엔에 본인도 모르게 가입돼 요금을 낸 피해자는 7만8천 명 정도. 참여연대는 1인당 1백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액을 낼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이번 소송은 소송가액과 참가인원 면에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발단은 지난해 7월에서 9월 사이 일부 KTF대리점들이 가입자의 동의도 받지 않고 휴대전화를 이용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인 매직엔에 무단으로 가입시키면서부터다. 이런 식으로 본인도 모르게 매직엔에 가입한 사람은 7만8천 명에 달했다. 자기도 모르게 가입한 사람들은 요금고지서를 받아들고 고개를 갸우뚱 거렸고, KTF 본사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KTF는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던 10월부터 문제 해결에 나섰다고 밝혔다.
가입자들에게 전화를 걸고 잘못부과된 요금을 환불해주고 무료통화 30분의 협상카드를 내밀었다는 것. 하지만 7만8천 명 중 20명 정도는 생각이 달랐던 듯하다. 이들은 정보통신부 산하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 권리침해에 따른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30대 벤처사업가인 신성철씨도 그중의 하나. 인터넷이 되지 않는 구형 단말기를 쓰는 신씨는 자신이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돼 있다는 것을 알고 지난해 12월 분쟁조정위원회로 찾아갔다.
당초 스무 명이 같이 조정신청을 했지만 15명은 중도에 KTF와 합의하고 나머지 4명도 막판에 KTF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끝까지 버텼다. 신씨는 “이동통신사들에 대해 잘 안다. 이런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보상해주는 기준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개인적인 합의를 거부하고 분쟁조정위원회로 달려간 것. 지난 4월 분쟁조정위원회는 KTF로 하여금 신씨에게 개인정보 무단도용에 대한 책임을 물어 50만원을 주라고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뜻밖에도 KTF는 이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머지 ‘7만7천9백99명’에게 50만원씩 줘야 할 가능성이 아주 커졌기 때문이다. 대신 KTF는 정통부 산하 통신위원회에서 같은 잘못으로 KTF에게 2억원의 벌금을 물려 이미 잘못에 대한 책임은 졌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신씨는 이런 KTF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신씨는 지난 6월 참여연대를 찾아갔다. 같이 소송을 하자는 것. 이미 휴대전화 이용료 인하 캠페인을 벌이는 등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권리찾기에 나서고 있던 참여연대는 신씨의 주장을 검토한 뒤 그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며 공동전선에 나섰다. 참여연대는 다른 이동통신사는 제쳐두고 유독 KTF와만 소송전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서 “KTF의 경우 본사차원에서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 이용한 혐의가 짙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통신위가 이 사안에 대해 과징금을 매길 때 문제가 된 SK텔레콤 가입자가 30명, LG텔레콤이 2백 명이었던데 비해 KTF는 무려 7만8천 명에 달했다는 것. 이는 당시 KTF에 가입했던 신규가입자의 10%에 해당한다는 것. 이는 대리점 차원에서 했다기보다는 본사 차원에서 모종의 움직임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물론 KTF에선 “일부 문제가 있는 대리점 차원의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본사 차원의 일은 아니라는 것.
KTF에선 “소송자들이 KTF가 개인정보를 무단도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전산 처리결과를 보면 가입시에 쓰는 영업전산망에서 고객관리를 하면서 부가서비스 항목에 체크한 정도”라고 밝혔다.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도, 무단도용한 것도 아니라는 것. 물론 고객이 원하지 않는 항목을 체크해 부당하게 요금이 나간 부분은 이미 시정해줬다는 것이다.
이 개인정보 부당이용 부분도 이미 형사고발된 상태다. 참여연대는 이미 지난 7월 KTF를 개인정보 부당이용과 정보통신역무 무단제공혐의로 형사고발한 것. 이어 지난 22일엔 약 6천 명의 원고인단이 모집됐다. 이들은 일단 1인당 1백만원의 피해보상금을 요구할 예정이다.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신씨는 KTF에 대해 “환불은 당연한 것이고 이자와 부가가치세도 돌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소비자 입장에선 정신적으로 시달리고 이동통신사에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인 피해를 감안하면 피해보상을 받더라도 오히려 손해”라고 주장했다. KTF는 “전문법무법인에 문의한 결과 개인정보를 도용했다는 소송자들의 주장은 무리가 많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진위 여부는 소송을 해보면 알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 당사자인 신씨는 오는 8월26일 또 한 번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번엔 딸아이 명의의 휴대전화에 이용신청도 하지 않은 발신자 번호표시서비스가 실시됐다며 요금이 청구된 것. 이런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개인정보 무단 도용과 그에 따른 ‘멋대로’ 요금부과 행태가 소송이라는 절차를 통해 바로잡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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