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그는 지난 2000년 그룹 부회장에 오르면서 한국 롯데의 차세대 경영인으로 부상한 이후 롯데의 경영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그는 올 들어 외식업체인 TGI프라이데이를 인수한 이후, 5천억원대의 막대한 자금을 들여 미도파를 전격 인수, 재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그는 형인 신동주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일본 롯데와 60 대 40의 비율로 러시아에 2억달러를 투자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백화점, 호텔, 사무실 등이 들어서는 복합형 롯데타운 프로젝트에는 롯데쇼핑, 호텔, 제과, 음료 등 그룹 주력사가 총동원될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이밖에도 동양카드, 대한통운 등 금융, 물류회사의 인수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그의 공격경영은 끝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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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보수경영과 달리 ‘공격경영’을 표방하고 나선 신동빈 롯데 부회장. | ||
롯데의 이 같은 모습은 지금까지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경영모토를 가졌던 부친 신격호 회장의 경영행보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신 회장의 경우 지난 68년 모국 투자 차원에서 롯데쇼핑, 롯데제과 등을 세운 후 뚜렷한 재투자없이 기존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일에만 주력해왔다.
그러나 한국 롯데의 경영권 이양을 목전에 둔 신 부회장은 부친의 보수적 경영에서 탈피, 초대형 투자에 과감히 나서는 등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 부회장의 이같은 공격경영에 대해 재계는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그동안 롯데에 대한 국내 재계의 시선은 차가웠다. 신격호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재투자를 통한 확대경영을 최대한 억제하는 등 지나치게 냉정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재계 서열 7위에 걸맞지 않게 중후장대형 사업 투자보다는 앉아서도 돈이 들어오는 롯데쇼핑, 제과, 음료 등 기존 소비형 사업을 수성하는 데만 치중했다.덕분에 롯데는 지난 98년 IMF사태가 터졌을 때도 재벌 중 현금이 가장 많은 기업으로 군림하며 다른 기업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신 회장의 경우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작고한 이후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재계 최고원로 경영인 중 한 사람이지만, 재계모임에 얼굴을 내밀지 않을 정도였다. 이 같은 그의 행보에 대해 재계는 ‘돈벌이에만 지나치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던진 게 사실이다.
보수경영은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이로 인해 롯데의 사업규모는 80년대 이후 현재까지 큰 변화가 없을 정도로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주력인 유통이나 식품분야에서도 신세계, 현대 등 경쟁사들이 공격경영에 나서면서 롯데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큰 기대를 걸었던 케이블 홈쇼핑 시장 진출이 무산된 것도 롯데의 보수경영에 대한 사회 전반의 저항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 부회장이 과거 롯데 이미지를 탈피, 공격경영에 나선 것은 이 같은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그동안 쌓아둔 현금도 수조원에 달해 자신감이 있다는 것. 롯데의 공격경영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당장 유동성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높은 시너지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도파 인수 등은 정체상태인 롯데쇼핑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해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