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서울 노원갑)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카드사별 카드론 잔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의 금년 상반기 기준 카드론 잔액은 27조 17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드론을 가장 많이 취급한 곳은 신한카드(6조 4632억 원)로 나타났고, 국민카드(4조 9700억 원), 삼성카드(4조 5499억 원), 현대카드(3조 7427억 원)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1년새 카드론이 가장 많이 늘어난 카드사는 우리카드로 15.6% 증가했다. 우리카드의 카드론은 1년새 3370억 원 늘었는데, 이 중 96%인 3,239억원이 다중채무자에게서 발생했다. 우리카드의 다중채무자 카드론은 1년새 2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후발주자인 우리카드가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특판 영업에 대거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의 뒤를 이어 현대카드(16.4%), 신한카드(14.2%), 삼성카드(13.9%) 등도 다중채무자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작년 6월말 24조 4070억 원 대비 1년새 11.4%(2조 7727억 원)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증가세는 같은 기간 은행 원화대출 증가율인 6.4%를 크게 웃돌고 최근 우려되는 가계부채 증가율 7.6%보다도 빠른 셈이다.
카드론 증가세는 카드사들이 신규 고객이나 과거에 대출을 받은 적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를 깍아 주는 특판을 경쟁적으로 벌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 7월 한 달 간 특판 영업을 중심으로 카드론 금리 현장점검을 벌이기도 했다. 카드론을 채무자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카드론 잔액이 16조 8837억 원으로 전체 카드론 잔액의 62.1%를 차지했다.
이러한 다중채무자의 카드론 잔액이 전년동기(14조 8615억 원) 대비 13.6%, 2조 222억 원이 늘어난 16조 8837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새 늘어난 카드론의 72.9%가 다중채무자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다중채무자의 카드론 비중은 같은 기간 60.9%에서 62.1%로 1.2% 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의 특판 영업 경쟁이 돈이 급한 다중채무자의 대출수요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고용진 의원은 “다중채무자는 대표적인 가계부채 취약계층” 이라면서, “카드론은 고금리 상품이라 금리 상승기에 가계의 이자부담이 우려된다”며 ”금융감독당국은 카드론의 고금리 대출체계와 특판 영업실태를 점검해 금융안정 및 금융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