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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성공적인 KT 인수전 뒤에 최재원 SKT 부사장(왼쪽) 이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끈다. 오른쪽은 최태원 회장. | ||
그에 대한 여러 평가가 KT 인수전 성공 이후 재계 일각에 나돈 것은 그가 단순한 재벌 2세에서 재계 주요 인사로 발돋움했다는 증거이다. 지난 99년부터 SK텔레콤에서 일하고 있는 최 부사장이 재계의 새로운 관심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역 확장을 시도하면서 사내 고위층과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는 얘기도 그중 하나이다.
물론 SK텔레콤에선 이런 얘기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 부인하고 있다. 최 부사장이 사내에서 평판도 좋을 뿐더러 그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도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최 부사장은 SK텔레콤의 코포레이트 센터장을 맡고 있다. 전무급이 책임자로 있는 전략기획부서나 경영지원부서를 총괄 관리하는 게 바로 그의 역할이다. 그의 그룹 내 입지는 손길승-조정남-표문수 등 SK텔레콤을 이끄는 쟁쟁한 경영 3인방의 바로 밑이다. 그러나 그는 SK텔레콤의 미래전략을 책임지고 있다.
최 부사장이 처음 SK텔레콤에 등장한 것은 지난 99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인 그는 지난 94년 SKC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이어 그는 지난 99년 12월 SK텔레콤 IMT2000 사업추진위원회 전무로 옮겼고, 곧바로 2000년 12월 SK텔레콤 전략지원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이곳에서 IMT2000사업, 신세기통신 합병,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 등 주요 현안에 개입하기 시작하며 재계에 자신의 존재를 빠르게 알렸다. 하지만 그의 작업에 대한 결과는 별로 좋은 평가를 듣지 못했다. IMT 2000사업권 추진과 관련, 그는 비동기식을 고집했다. 일본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를 하기 위해서라도 비동기 방식으로 IMT 서비스를 해야겠다고 고집하고 마침내 사업권을 따냈다.
정부에선 국내 기업들이 선점 기술을 갖고 있는 동기방식의 IMT2000 기술을 SK텔레콤이 채택해주길 바랬지만 SK텔레콤은 정부와 대립하듯 비동기 방식에 집착해 사업권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압력을 이겨내는 최 부사장의 ‘뚝심’은 인정을 받았지만 비동기방식 IMT2000사업권 획득은 결과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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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을 포함한 국내 통신사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기식을 기본으로 한 통신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SK가 비동기식을 고집해서 얻은 것이라곤 경쟁사인 LG텔레콤이 동기 방식을 선택하게 만들어 LG가 SK텔레콤보다 분담금에 대한 부담을 덜 지게 만든 것밖에는 없다. 게다가 SK텔레콤이 목을 매던 NTT도코모와의 협상도 3년 넘게 공을 들였음에도 진작에 깨져버려 SK텔레콤은 여전히 SK(주)와 SK글로벌이 갖고 있던 SK텔레콤 지분 매각 문제 때문에 그룹 전체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가 SK텔레콤으로 옮긴 뒤에 SK텔레콤에는 별반 좋은 일이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 5월 KT 지분 획득과정을 성공시키면서 최 부사장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는 삼성그룹의 통신서비스 사업 참여를 가장 우려했던 만큼 삼성의 KT 인수가능성을 봉쇄해버린 이번 KT 지분 싹쓸이를 ‘생존권 확보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부사장이 SK텔레콤의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그가 이번 인수전을 대비해 대외업무 담당 부서를 늘이고 사전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한 데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것. 때문에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KT인수전 이후 재계 일각에 나돈 것은 그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반증’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최 부사장은 ‘샤프’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개인정보단말기(PDA)를 늘 들고 다니며 일정을 관리할 정도로 젊고 새로운 흐름을 탈 줄 안다는 얘기도 듣는다. 그의 부친인 최종현 회장 사망 이후 4촌 형제간 재산 분할 얘기가 나왔을 때도 언론을 상대로 거침없이 입장을 전달했고, IMT2000 사업권 추진 때도 ‘왜 비동기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리를 명확하게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시대를 앞두고 서서히 입지확보에 나서고 있는 최재원 부사장의 부상에 재계도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