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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홈쇼핑과 CJ39쇼핑간의 ‘생존투쟁’이 점입가 경이다 | ||
장면#1.
지난 7월24일 밤 11시. 케이블 홈쇼핑 시청자들은 때아닌 진풍경을 목격했다. 국내 양대 홈쇼핑 채널인 LG홈쇼핑과 CJ39홈쇼핑 채널에서 상대 채널에서 판매하는 물건에 대해 서로 깎아내리는 모습이 양사 채널을 타고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그 시간에 공교롭게도 양사는 컴퓨터를 판매하고 있었다. LG홈쇼핑에선 LGIBM의 데스크톱 컴퓨터를, CJ39에선 현주컴퓨터의 데스크톱 컴퓨터를 팔고 있었던 것.그런데 방송에서 두 업체의 쇼호스트들은 여과없이 상대를 흠집내는 발언을 해댔다. LG에선 언론 기사를 비추며 ‘LGIBM은 데스크톱 컴퓨터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어서 라이선스 비용이 없지만 현주는 로열티 부담이 높다’ ‘현주컴퓨터의 경영이 불안하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
같은 시각 CJ에선 현주컴퓨터와 CJ39쇼핑의 반박과 공격 장면이 연출됐다. 현주컴 관계자들과 진행자들은 ‘국내 3대 PC업체는 현주컴퓨터’란 자막을 계속 화면에 흘리며 시청자들에게 ‘경쟁 방송의 근거없는 비방에 흔들리지 말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들은 같은 시간 LG에서 팔고 있는 LG컴퓨터의 사양, 가격과 현주컴퓨터의 사양, 가격을 표로 만들어 이를 화면에 내보냈다. 물론 17인치 LCD모니터를 붙여 팔고 있는 현주컴퓨터의 사양이나 가격이 우월하다는 것.
데스크톱 컴퓨터에 국한하면 현주와 LGIBM는 우열을 가리긴 곤란한 면이 있다. LGIBM의 경우 노트북에서 명실 상부한 국내 3대 업체이지만 데스크톱 분야에선 현주에 밀린다. 반면 현주는 데스크톱 분야에선 인정받는 3위지만 노트북 분야는 미미하다. 매출액은 LG가 우위이고, 판매대수를 따지면 현주가 높다. 이 비방전은 엄밀히 말하면 PC업체간의 홍보전이 아니다. 홈쇼핑 채널간의 경쟁의식이 LG와 현주간의 업체간 감정싸움으로 표출된 것에 불과한 것이다.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홈쇼핑 채널의 선두주자. 사업 초기 몇 년간은 CJ39가 매출이나 수익면에서 앞서 뛰었지만 CJ39의 창업주가 사망하고 경영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주춤하는 사이 지난 98년부터 LG가 1위로 등극하며 판세를 뒤집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LG가 1조6백37억원, CJ39가 7천7백78억원. LG는 CJ39를 제치고 멀찌감치 달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 CJ39는 나름대로의 수익구조를 개선, LG홈쇼핑의 영업 마진율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 LG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CJ39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LG에선 CJ39가 “변칙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예정된 방송시간도 LG의 방송에 맞춰서 바꿔가며 노골적인 공격을 펼치고 있다는 것.
물론 LG도 가만 있지 않았다. 방송 담당자들이 스튜디오에서 경쟁사의 실시간 방송을 보아가며 맞대응 카드를 수시로 꺼낸 것. 지난 7월24일의 방송도 CJ39에서 양사 아이템의 사양과 가격을 표로 제시하는 것을 본 LG의 담당자들이 “CJ39에서 LGIBM의 복합기에 대한 정보를 고의적으로 왜곡하는 것을 시정하기 위해” 맞대응 방송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데스크톱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두 업체와 홈쇼핑 시장을 양분하는 두 업체의 경쟁의식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삼복더위를 후끈 달군 것이다. 국내 PC업체의 간판 중의 하나인 S사는 판매 방송 채널을 A쇼핑에서 B로 옮긴 뒤 A쇼핑의 생방송 시간에 ‘우리회사에서 퇴출당한 업체가 경쟁사 방송에서 팔리고 있다’는 생방송 멘트를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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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가 보상제’로 촉발된 예스24와 모닝365의 싸움은 ‘직원 빼가기’로 불길이 옮아갔다. | ||
장면#2.
올봄부터 난타전을 펼치고 있는 인터넷 서점 예스24와 모닝365의 싸움이 한여름이 지나도록 그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욱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지난 5월 콘텐츠 도용과 최저가 보상 문제로 ‘법적 소송 제기 불사’를 외치며 드잡이를 하던 두 업체는 최근엔 ‘직원 빼내가기’ 문제로 서로 상대방을 비판하는 성명전을 벌이고 있다.
예스24 대 모닝365의 2차전은 지난 7월 예스24의 직원 6명이 모닝365로 옮긴 데서 비롯됐다. 이 ‘집단 이동’은 모닝365의 박지수 사장과 관련이 있다. 지난 6월 예스24에서 해임된 박 사장이, 지난 7월 말 모닝365 사장으로 이동했다. 그러면서 예스24 직원들이 대거 모닝365로 회사를 옮기게 됐다.
예스24 관계자들은 “자사 직원들의 집단이동은 모닝365의 조직적인 빼가기라는 점, 또 그 뒤에는 박지수 사장이 있었다”는 것이다. ‘참다 못한’ 예스24에선 7월26일 자사 홈페이지 첫화면 상단에 ‘성명서 부도덕한 인터넷 서점’이란 배너를 달고 포문을 열었다. ‘모닝365의 부도덕한 기업경영을 고발한다’는 제목으로 시작된 이 성명서에는 ‘모닝365가 저인망식으로 경쟁사 직원을 빼내가고, 다른 인터넷 서점의 컨텐츠와 기획을 도용하는 비신사적이고 부도덕한 운영을 하고 있다’는 비방문구가 담겨져 있다.
이들은 언론 보도 내용을 예로 들며 ‘모닝365가 투자를 받기 위해 매출을 왜곡했다’ ‘모닝365가 그간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공개사과와 함께 인터넷 서점 업계에 더 이상 악의 축이 아닌 선의의 경쟁자로 자리하기를 기대한다’는 주장도 폈다.
예스24에 의해 ‘악의 축’으로 지목된 모닝365가 이를 지나칠 리 없다. 모닝365는 예스24의 공개 비난에 대한 반박서를 예스24에 보내는 한편 언론에 공개했다. ‘괜히 측은한 생각이 든다’는 말로 시작되는 모닝365의 답변은 한마디로 ‘예스24의 주장은 말이 안된다’는 것.
예스24의 전신인 다빈치의 창업자이자 예스24의 물류부문 법인인 인프라24의 대표를 지낸 박 사장을 영입한 것은 그가 예스24에서 해임됐기 때문이란 것. 공석이었던 사장 자리에 해임된 박 사장을 영입한 게 ‘빼내기’냐고 반박했다.
이들 두 회사의 싸움 배경에는 모닝365가 예스24의 판매전략에 맞서 yes24+1 최저가 보상제’라는 할인정책을 내놓으면서 촉발됐다. 예스24는 현재 모닝365를 겨냥해 ‘예스24 컨텐츠 도용신고센터’라는 페이지를 설치해 경쟁사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예스24와 모닝365의 전쟁은 어느 한쪽이 패하지 않는 한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