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 ‘식품위생법 규정 의무 위반’ 판단
- 원산지 표시 ‘표시 방법에 대한 위반’도 드러나… 과태료 부과 조치
포항 보경사 입구(사진=일요신문 DB)
[포항=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경북 포항 ‘보경사’(寶鏡寺, 주지 철산스님)의 불심(佛心)을 악용한 얄팍한 상술(‘일요신문’ 9월3일자 “포항 보경사의 이상한 ‘영농조합’ 운영…불심(佛心)이용 얄팍한 상술 ‘도마 위’” 제하 기사 참조)이 관계당국의 점검으로 위법한 것으로 드러나 법의 철퇴를 맞았다.
보경사는 사찰을 주축으로 하는 ‘영농조합법인’을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 조합은 ‘영농조합’의 명분 아래 건강식품부터 된장 등 각종 장류를 포함해 차(茶)류와 도자기·옹기, 농산물·기능식품·가공식품 등 갖가지 제품을 만들어 사찰내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온라인 통신판매 등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이중 조합이 자체적으로 제조, 생산해 시중에 유통시킨 ‘금우장뇌삼진고’의 경우 검증된 조제법도 없이 장뇌삼 분말 등 재료를 섞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일었다.
포항 보경사 불교용품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금우장뇌삼진고’ 환 제품(사진=일요신문 DB)
현재 이 제품은 의약품인 ‘경옥고’와 동일한 제품으로 오인하도록 판매해 행정처분이 진행 중이며, 제품의 ‘원산지 표시 방법에 대한 위반’ 사항도 드러나 과태료 부과 조치를 받은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관할 지자체 등 관계당국의 ‘허위·과대광고 및 함량 표시 적절성 여부’ 및 ‘제품 원료 중 ’외국산‘으로 표시’된 것에 대한 점검 결과 밝혀졌다.
30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보경사가 운영하며 포항시에 법인으로 등록된 ‘보경영농법인’에서 제조·판매하는 ‘금우장뇌삼진고’에 대한 허위·과대광고 및 함량 표시 적절성 여부를 점검한 결과, 의약품으로 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나 광고사항이 있어 허위·과대광고 위반행위로 행정처분을 진행 중이다.
포항시는 이 제품을 식품위생법 제13조 ‘허위표시 등의 금지’ 및 같은법 시행규칙 제8조 ‘허위표시, 과대광고, 비방광고 및 과대포장의 범위’ 규정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보경영농조합법인에 대해 15일간의 영업정지와 금우장뇌삼진고에 대한 판매 정지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영농조합 홈페이지에 올려져있는 제품 사진과 허위·과대광고 글에 대해서도 즉각 내릴 것을 명령했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은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거나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광고,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오인·혼동시킬 우려가 있는 광고 등에 대해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과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돼있다.
포항시 환경식품위생과 담당자는 “보경사가 운영을 맡고 있는 보경영농법인에서 금우장뇌삼진고를 만들어 판매하며 효능과 효과에 있어 허위·과대광고를 했다고 판단, 이 같은 행정처분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제품 원산지 표시에 따른 ‘표시 방법에 대한 위반’ 사항도 드러나 과태료 부과 조치도 내려졌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은 최근 보경영농조합 금우장뇌삼진고의 원료 중 ‘외국산’으로 표시된 것과 관련해, 보경사에 현재 보관 중인 해당 제품을 점검한 결과 원료 중 ‘인삼분말’, ‘백복령’의 원산지 표시가 정확한 원산지 표기가 아닌 ‘외국산’으로 표시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은 이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원산지의 표시방법’를 위반한 것으로, 현행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시 정확한 수입국가가 표시돼야 하며 ‘수입산’ 또는 ‘외국산’으로 표시해서는 농산물 품질관리법에 위반된다고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과태료의 부과기준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 조치했다. 또 백복령 역시 납품업자로부터 2018년 중국산을 납품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현재 사용 중인 제품 스티커(라벨지)에는 원산지를 외국산으로 표시해 ‘표시 방법’을 위반해 인삼분말과 함께 과태료가 부과 조치됐다고 입장을 냈다.
농산물 품질관리법 제15조 제2항에는 농산물 또는 그 가공품을 가공하는 자에게 원산지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원산지표시를 하지 않은 원료를 구입해 원산지표시대상 가공품을 판매목적으로 생산하는 경우에 한해 원산지표시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방법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허위표시 위장표시 등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금우장뇌삼진고’ 홍보 안내 팸플릿, ‘경옥고’ 효능 등을 그대로 표기 하고 있다(사진=일요신문 DB)
한편 보경영농조합법인에서는 장뇌삼 분말 등 재료를 섞어 ‘금우장뇌삼진고’라는 이름으로 ‘환’과 ‘진액’으로 만들어 최근까지 판매해 왔다. 이 제품은 사실상 ‘경옥고’로 둔갑돼 전국으로 판매 유통해 왔으며, 실제 보경영농조합 홈페이지에서 ‘경옥고’란 이름으로 광고되기도 했다.
보경사는 이 제품을 직접 재배한 장뇌삼과 백복령, 생지환, 꿀에 대추, 오미자 백문동을 첨가해 ‘천년고찰의 깊은 산중에서 뽕나무로 불을 지펴 제조한 제품’이라고 홍보하며 판매했을 뿐만 아니라 ‘동의보감’의 ‘경옥고’와 비교하며 그것과 버금가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거기에 보경사 주지와 다수의 스님들이 정성을 다해 손수 만들어 가장 믿을 수 있는 건강식품이라고 하며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효능면에 있어서도 동의보감의 경옥고 효능을 제품 안내서에 그대로 거론하고 명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효과 과대‧광고, 질병 치료‧예방이나 의약품으로 표방할 우려가 있는 제품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소비자들도 식품 구매 시 특이한 효능·효과를 표방 하는 등 허위·과대광고 제품으로 의심되는 경우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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