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는 사자가 남긴 수수께끼 ‘암수살인 그리고 나머지 퍼즐’ 편으로 꾸며졌다.
수풀이 우거진 산등성이를 헤집고 다니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29년의 수사 경력을 가진 베테랑 경찰관 김정수 형사다.
그는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동안, 누군가가 숨겨놓은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다고 했다.
형사를 움직이는 수수께끼를 낸 장본인은 자신의 화려한 범죄를 자랑하던 살인범 이두홍(가명)이다.
2010년 김정수 형사는 교도소에 있는 이 씨로부터 한 통의 퍼즐 같은 편지를 받았다. 그 속에는 자신이 다수의 살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고백이 담겨 있었다.
김 형사를 만난 이 씨는 그에게 11개의 사건 리스트를 적어주었다. 이른바 ‘살인리스트’였다. 거짓이 교묘하게 섞인 리스트 속에서 경찰은 실제 사건들을 찾아냈고, 이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 보였던 범죄자와 형사의 진실게임은, 이 씨가 보내온 또 다른 편지 한통으로 인해 다시 시작되었다.
그 편지 속에는 이전에 말하지 않았던 새로운 살인 사건들의 목록이 적혀 있었다. 자신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고백하는 편지였다.
지난 2012년 방영된 ‘감옥으로부터 온 퍼즐’편에서는 교도소에서 보내온 이 씨의 첫 번째 범죄 리스트 속 진실이 무엇인지를 추적했다.
이 방송은 2018년 개봉한 영화 ‘암수살인’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이번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범죄 목록을 중심으로 이 씨와 김정수 형사의 끝나지 않은 진실게임을 조명한다.
그가 언급한 사건 목록 속에는 장기 미제 사건과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었던 암수 범죄 사건이 함께 들어 있었다. 사건 목록과 100여 통에 달하는 편지를 살펴본 전문가들은 그 속에 일관된 공간 묘사가 있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사실들이 편지 속에서 반복해서 등장한다고 진단한다.
그의 고백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편지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한 장소에 그가 저지른 범죄의 증거인 유골들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그가 유골을 매장했다고 지목한 장소는 과연 어디며 여전히 유골이 남아 있을까. 수수께끼를 던진 이씨는 지난 해 교도소 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해자는 사라졌고, 공소권은 소멸되었다. 하지만 김 형사는 피해자에게 여전히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김정수 형사는 “자살 소식에 감정이 묘했다. 마무리가 안 된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겨서 나로서도 조금 멍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범죄자 이 씨의 새로운 사건 리스트 속에 숨겨진 진실의 실마리를 추적하고, 피해자의 편에서 사건을 끝까지 추적하고 있는 한 형사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