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대구 동구 신기동에 위치한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미소짓다’ 사주타로카페. 이곳에는 사주와 관상, 타로를 보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카페 안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며 대기하는 시민들도 있지만 밖에서 줄을 서며 기다리는 시민들도 눈에 띈다.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올해 운세를 보겠다며 몇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사진 = 정명희 ‘미소짓다’ 사주타로카페 대표)
카페 안쪽에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시민들에게 상담을 하는 정명희 씨는 이같이 말했다. 정씨는 사주와 관상, 타로까지 접목해 풀어주는 흔치 않는 상담사이다.
“현재 타로는 유니버설웨이트(Universal waite tarot deck)를 가장 많이 쓰죠. 메이저(Major) 카드가 22장, 마이너(Minor) 카드 56장, 총 78장으로 구성됐는데 각 그림의 종류와 의미, 위치 등으로 상담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냐는 질문에 일반적인 설명만 하던 정 씨는 이러한 타로 등이 미신이나 점성술이 아니며 특히 맹신을 경계하라고 귀뜀했다.
“사실 타로의 그림들은 우리의 내면을 반영하고 있어요. 타로의 점괘가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타로를 통해 내담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마음과 생각의 방향을 틀어주는 역할을 해주는 ‘심리치유’의 역할이 더 크다고 봐요.”
정씨에게 상담을 받으려는 시민들은 다양하다. 학생들부터 20~30대 직장인, 그리고 40~50대의 연령층도 많다. 무속인의 점술보다는 상담에 가까우면서 정신과 진료보다는 부담감이 덜한 부분이 시민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특히 정 씨는 타로에 사주와 관상을 더해 인기가 높다.
“타로와 사주가 멀어 보이지만 사실 생년월일로 보는 점에서 맞물리는 부분이 많아요. 게다가 관상은 드러나는 부분이기에 내담자에게 맞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요. 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정 어린 관심으로 마음의 상처를 다독여주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봐요.”
사실 정 씨도 사주와 타로를 하게 된 계기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서’였다. 이른바 ‘온실 속 난초’처럼 별다른 어려움 없이 가정주부로 지냈던 그는 갑자기 집안이 기울면서 고생을 했다고 한다. 막창알바, 횟집서빙, 알로에판매 등 온갖 일에 뛰어들면서 수년간 힘든 시기를 거쳤다. 그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컸지만,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가족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고 한다. 물론 집안 내력도 한몫했다. 대구에서 ‘백운학 철학원’으로 유명한 대표 정용규(49) 씨가 정 씨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관상(觀相)보다는 심상(心相)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어쩌면 날카롭고 불안했던 나 자신이 이러한 어려움의 과정을 통해 성격도 둥글둥글해지고 내면도 깊어졌다고 봐요. 이처럼 타로는 마음을 다스리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해요. 덕분에 지금은 제가 관상도 모난 데 없이 밝아졌고요. 이제는 이러한 긍정의 바이러스를 다른 분들에게 나눠줄 수 있으니 참 행복합니다.”
한편 정명희 씨는 한때 대구 중구에서 타로로 활약하다가 각종 축제와 대형마트 등에서 타로 및 관상 강의를 하며 상담도 전담했다. 현재는 사주타로카페를 직접 운영하면서 찾아오는 시민들을 상대로 전문 상담 및 멘토로서 심리치유를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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