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사장직은 이달 11일 이상철 사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공석이 됐다. 이에 따라 KT는 공채 사장을 뽑기로 하고, 지난 22일까지 접수를 받았다.
이상철 사장까지 KT 사장은 대주주인 정통부가 사실상 임명했다. 그러나 공채 사장모집에 나선 것은 지난 6월까지 정부 보유지분을 매각해 현재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신기간망 사업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기업 특성상 KT 사장은 정통부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통신업계의 시각.
이 때문에 차기 사장 자리를 두고 정통부와 재계, 그리고 KT 내부 인사들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오가고 있으며, 심지어 정치권에서까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사장 내정설’까지 흘러나오는가 하면, 유력 후보 3~4명의 이름이 차천타천으로 거명되고 있다.
KT 사장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KT가 연간 매출 12조원대, 자산 규모가 32조원대로 재계 서열 4위인 ‘공룡기업’이라는데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정부가 KT의 민영화 계획을 발표한 지 15년 만에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한 KT사장 역할이 역대 어느 사장보다 막중하다는 점도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
KT 차기 사장이 누가 될지는 22일까지 접수된 응모자 가운데 심사를 거쳐 8월 말쯤 이사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현재 사장 물망에 차천타천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후보는 세 갈래로 압축된다. 정통부 출신 인사의 낙하산 지명, 외부 거물급 인사 영입, 재계 추천 인사 등이 그들.
통신업계 관계자들이 예측하는 가장 유력한 후보는 정통부 출신 관료. 사장 선임이 형식적으로는 ‘공채’ 성격을 띠고 있지만, 사실상 정통부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정통부가 KT의 지분 28.4%를 모두 매각하긴 했지만, 주식이양작업이 끝나는 오는 8월20일까지는 여전히 정통부가 주권행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장 선임이 정통부로서는 대주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
이런 이유로 인해 정통부 관료 출신 인사가 가장 유력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우세하다.정통부 출신 인사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사람은 양승택 전 정통부 장관과 김태현 정통부 차관, 김동선 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전 정통부 차관) 등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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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양승택 전 장관, 김태현 차관, 김동선 부위원장, 성영소 이사장, 이용경 사장. | ||
그는 정통부 장관으로서 KT의 민영화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해 누구보다 KT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고, 현재는 무늬만 민영기업인 KT의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주도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가장 유력하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일부에선 정통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 KT 사장으로 가기엔 격이 맞지 않다는 부정적 견해도 있으나, KT가 민영화된 데다 파격적인 영입조건 등을 내세운다면 굳이 마다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
또 다른 유력한 인물인 김태현 정통부 차관은 광주일고-서울상대 출신으로 재무부, 관세청, 기획예산처 등 정부 주요부처들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 그는 KT의 공채 사장 기준인 경제, 경영 지식과 정보통신에 대한 지식을 두루 갖춘 인사라는 자격요건에 가장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선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KT 사장 물망에 빠지지 않고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 전주고-연세대 행정학과 출신인 그는 체신부, 정통부 우정국 국장 등을 지내고 지난 2000년부터 올해 초까지 정통부 차관을 지냈다.
김 부위원장은 또 정통부 차관 시절 원칙을 중시하며 추진력이 강한 인물이라는 호평을 받았고, 업계에서도 가장 무난한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통부 출신은 자칫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 외에 거론되고 있는 것은 외부 영입 케이스와 재계 추천 케이스. 외부 영입 인사로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은 이용경 KTF 사장과 성영소 한국통신문화재단 이사장(전 KT 부사장) 등.
이 사장은 KT의 자회사인 KTF 사장으로 경기고-서울공대 출신. 그는 세계적인 통신 회사인 AT&T, 벨커뮤니케이션 리서치사 등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통신 연구개발단장을 지낸 뒤 지난해부터 KTF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올해 초에는 미국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문박람회 등에서 통신산업의 발전 방안에 대해 토론회를 갖는 등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활동이 활발하다는 점 등에서 KT의 글로벌 전략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영소 한국통신문화재단 이사장도 KT 사장 물망에 오르는 인물. 성 이사장은 전주고-외국어대 출신으로 지난 2001년 KT 부사장에서 퇴임한 뒤 현재는 KT 자회사인 한국통신문화재단 사장을 맡고 있다.
성 이사장은 KT의 내부 사정에 대해 밝고, 민영화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 등에서 KT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외에도 SK, 삼성, LG 등 전문경영인 체제를 일찌감치 구축한 재벌사들이 ‘재계 추천’ 형식으로 제3의 인물을 천거할 움직임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