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한진 조중훈 회장의 건강이 크게 악화되면서 그 룹 후계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
조 회장은 최근 뇌졸중(중풍)으로 긴급 입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이 최근 뇌졸중으로 쓰러져 인하대병원에 입원했다”고 확인했다. 조 회장의 올해 나이는 82세. 그는 지난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작고한 이후 재계 최고 원로 총수로 꼽혔다.
조 회장의 병환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 관계자들의 눈길은 한진그룹 2세들의 행보에 모아지고 있다. 조 회장 이후 한진가의 4형제가 어떤 형태로 그룹을 나눠 가질 것인지 관심사로 떠오른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향후 1년 이내에 분가방향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하고 “현재 형제간에 어떻게 분가작업을 매듭지을 것인지 그룹구조조정본부에서 구도를 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룹구조본이 구상중인 분가방향은 일단 그룹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되 계열사는 분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룹의 틀은 그대로 두면서 4형제가 계열사를 갖고 독립하는 형태로 분가할 것이란 얘기.
개인별로 보면 장남인 조양호 회장이 주력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갖고 그룹 전체의 회장직을 유지하되, 차남인 남호씨가 중공업과 건설을, 3남인 수호씨가 해운을, 막내 정호씨가 금융을 각각 경영하는 방안이 짜여진 셈.
그룹 관계자는 “최근 형제들간에 이같은 분리방안에 합의를 보았으며, 계열사간 지분정리 등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형제들간의 이같은 합의가 아무 탈 없이 그대로 진행되려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90년대 초반부터 조중훈 회장이 경영권 이양을 위해 본격적으로 착수했던 2세들에 대한 계열사 지분 증여과정에서 탈세 사실이 적발돼 난관에 봉착해 있다. 지난 99년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 한진그룹 전체가 4천4백49억원을 추징받았고, 조중훈 회장 일가는 증여세 탈루혐의로 3백8억원의 세금을 추징받았다.
때문에 조 회장과 2세들은 개인돈으로 추징받은 세금을 물어야 할 뿐 아니라, 지금까지 이뤄진 증여와는 다른 정상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분리해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지난 92년~94년 사이에 2세들간 계열사 지분정리가 상당부분 이루어지긴 했지만, 조중훈 회장의 개인지분 이양이 완전하게 종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향후 이 부분도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지어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재산분가를 둘러싼 한진가의 ‘왕자의 난’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점.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들은 “이미 분가형태의 기본틀이 잡힌 상황이어서 잡음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구조상 일부 계열사의 처리문제를 두고 형제들간에 감정 다툼이 불거질 소지도 없지 않다는 게 일부 재계 관계자들의 우려섞인 시각이다.
|
||
| ▲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을 것으로 보이는 장남 양호씨. 그는 주력사 대한항공도 갖게 될 전망. 오른쪽은 대한항공 사옥. | ||
그러나 대한항공은 차남인 남호씨가 맡고 있는 한진중공업의 지분을 20.9%나 갖고 있고, 3남인 수호씨가 맡은 한진해운의 지분을 12.9%나 보유중이다. 동생들에게 경영은 맡겼지만, 실질적인 소유권은 양호씨가 모두 가진 셈이다.
반면 한진중공업이나 한진해운의 경우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중인 남호씨와 수호씨의 개인지분이 미미해 이들이 해당 계열사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출혈이 불가피해 보인다.
게다가 2001년 12월말 현재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1조6천억원, 한진중공업에 2천7백억원의 지급보증을 섰고, 한진해운과 한진중공업이 대한항공에 각각 1천4백억원과 1천8백억원의 지급보증을 선 상태여서 이들간에 얽힌 채권, 채무관계를 어떻게 해소하느냐도 분가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진그룹의 모기업이자 알짜배기 물류회사인 (주)한진의 소유권 향방은 재산분가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 지난해 말 현재 이 회사의 개인 최대주주는 장남인 양호씨(5.9%)여서 예측대로 그에게 경영권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문제는 지분관계. 개인주주로는 양호씨가 최대이지만, 제1대주주는 차남 남호씨가 맡고 있는 한진중공업(13.4%)으로 돼 있다. 한진중공업의 지분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양호씨는 경영권을 행사하기가 어려운 처지다.
한진해운의 경우는 상황이 좀더 복잡하다. 현재는 3남인 수호씨 몫으로 누구나 인정하지만 수호씨의 개인지분이 7.9%인 반면 장남인 양호씨가 이끄는 대한항공과 (주)한진이 각각 12.5%와 7.4%를 가지고 있어 지분해소가 이뤄지지 않는 한 명실상부한 경영권 행사는 불가능하다.
이같은 복잡한 지분관계 해소를 위해 90년대 초반부터 박차를 가했지만, 완전 정리까지는 상당한 시일과 출혈이 불가피한 상황. 특히 증여문제로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했기 때문에 향후 형제 계열사간 지분해소를 위한 운신의 폭도 매우 좁아져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열사간 지분 맞교환 등 특단의 조치를 통해 탈출구를 찾을 수는 있지만, 자칫 또다른 시비를 불러올 수도 있어 이들이 어떤 해소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