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연녹지지역에 매장된 암석을 불법으로 채취하고, 사업장 폐기물을 매립한 석재 가공업체 대표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제주 자연녹지지역에 매장된 암석을 채취하고 그 빈 공간에 사업장 폐기물을 불법매립한 업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제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귀포시 대정읍 석재가공업체 대표 이모(48)씨 등 2명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폐기물 관리법 위반,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부지 임차인 류모(48)씨 등 2명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광역수사대는 작년 2월 말경부터 사업장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를 돌아다니며 총 6군데의 현장을 확인한 후 제주시 대정읍에 위치한 모 석재가공공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관련 장부를 확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대형 굴삭기를 이용해 깊이 10ｍ 이상 땅을 파헤쳐 4만여 톤 가량의 암석을 채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가공 과정에서 발생한 슬러지와 폐석 등의 폐기물 3만여 톤을 암석을 채취한 빈 공간에 불법 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정읍 일대 자연녹지에서 채취된 암석의 양은 25톤 덤프트럭 약 1500대 분량, 사업장 폐기물은 트럭 1000대 분량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약 15억3000만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이 암석을 불법 채취한 3곳 중 한곳은 국방부 소유의 속칭 ‘알뜨르’ 비행장 부지로 확인됐다.
이씨 등은 해당 부지 임차인과 공모, 국방부 몰래 약 10미터 이상 깊이로 땅을 파 암석을 채취하고, 그 곳에 폐석과 슬러지 약 1만2천 톤 상당을 매립했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된 곳 중 나머지 3곳은 현재 마늘과 브로콜리 등 농작물이 심어져 있어서 수확이 끝난 뒤 추가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분별한 개발행위 등 환경파괴 사범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예정이며, 농지로 사용되는 토지라 하더라도 암석 채취 등 개발행위를 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행정관청에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자연석 매입 및 폐기물 처리 추적시스템 등과 관련한 행정적인 관리시스템 미비점에 대해선 제주도청 등 유관기관에 통보해 개선방안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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