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센텀간 도시고속화도로’의 만덕터널 진입부의 예상 조감도.(제공=부산시)
‘만덕~센텀간 도시고속화도로’는 부산 북구 만덕과 해운대 센텀시티를 잇는 도로를 지하 40~50m에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따라서 ‘만덕~센텀 대심도’로 더욱 잘 알려졌다. ‘대심도’는 지가 급등 및 지상 설치시설 등으로 인해 도심에서 추가 용지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최근 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만덕~센텀 대심도’의 사업 개시는 만덕과 해운대를 오가는 운전자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부산 서북부와 중심부를 잇는 만덕터널을 비롯, 이곳을 지나면서 차례로 만나는 미남로타리와 동래교차로 등이 상습정체구간인 까닭에서다.
사업은 그동안 여러 논의와 준비 끝에 GS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1월 부산시와 관련 협약을 맺으면서 본궤도에 접어들었다. 당초 지난해 12월경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금융조달이 다소 늦춰지면서 올해 1분기로 착공이 연기됐다.
총연장 9.62km의 만덕-센텀 대심도는 부산의 동서를 지하로 관통하는 방식으로 건설되며, 오는 2023년께 개통될 예정이다. 대심도가 완공되면 만덕과 센텀 간의 이동시간이 현재 40분대에서 10분대로 단축된다. 이 구간의 기존도로의 평균 통행속도도 시간 당 5~10km씩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요금이다. 부산지역 대부분의 유료도로에 비해 2배나 높은 2000원대에 통행료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지자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하루 적게는 두 차례, 많게는 네 차례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운수업을 하는 A 씨(해운대구 반송동)는 “김해 쪽으로 오고갈 일이 많아 대심도 건설 소식이 내심 반가웠는데, 잠정 결정된 요금 수준을 전해 듣자 크게 실망했다. ‘언감생심’이란 말까지 떠올랐다. 요금을 내려 보다 많은 운전자들이 이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경실련은 25일 자료를 통해 “도로 건설비가 많이 소요되고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하더라도 통행료 2000원대는 너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개통 시기인 2023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인해 통행료가 2200원으로 책정될 수도 있어 실제 통행료 부담은 더욱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1km당 통행료만 봐도 대심도의 요금은 과다하다. 광안대교가 1km당 134원에 비해, 대심도는 218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통행료 징수기간이 40년에 달하는 것은 더욱 큰 논란거리다. 부산의 다른 민자 유료도로의 통행료 징수기간이 25~30년임을 감안한다면 사업자인 GS건설 측에 지나치게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이미 부산에는 거가대교, 수정산터널, 백양터널 등 불합리한 협약에 기초한 민자도로로 인해 시민들의 통행료 부담과 시의 재정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부산경실련은 “적정한 재정부담액이 산출되고 합리적인 통행료를 제시할 수 있도록 통행료와 통행료 징수기간을 재검토할 것을 부산시에 요청한다. 민자투자사업의 적격성 심사에 대한 재검토와 민자적격성 심사에서 총 사업비를 제대로 검증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