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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도위기를 갓 벗어난 이랜드가 법정관리중인 국제상사 를 인수하자 업계에서는 다소 무리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사진은 이랜드 신촌사옥.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주)이랜드는 지난 6월 말 법정관리중인 국제상사 주식 및 전환사채(CB)를 합쳐 전체 지분의 절반에 가까운 45.2%를 5백억원에 인수, 최대주주가 됐다.
이로써 이랜드는 국제상사의 주력 브랜드인 프로스펙스를 손에 넣게 돼 수입 스포츠 브랜드인 퓨마와 함께 종합 스포츠용품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퓨마는 지난 2000년 매출이 1백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매출 3백40억, 영업이익 70억원으로 급신장하고 있다. 이랜드는 국제상사 인수 직후 “프로스펙스를 나이키와 같은 초우량 스포츠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랜드는 지난 80년 신촌 이대앞에서 ‘잉글런드’란 2평짜리 옷가게에서 출발한 이후 때마침 불어닥친 캐주얼붐을 타고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패션과 유통(2001아울렛 의류할인점) 사업에서 잇따라 대박을 터트리면서 창업 22년 만에 8개 계열사에 연매출 8천억원을 올리는 중견 의류 재벌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의류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경쟁사였던 나산, 신원, 논노 등과 마찬가지로 몰락 일보직전에 놓였다가 최근 ‘지식경영’이라는 신경영 개념을 들고 나와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다.
옛 영광을 되찾는 듯하던 이랜드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모아지는 것은 이번 국제상사 인수건 때문이다. 그동안 이랜드는 사업 확장을 할 때마다 여러 차례 경영 위기를 맞았던 전력이 있다. 과거에도 이랜드는 평촌과 일산에 백화점 용지를 매입한 직후 외환위기를 맞아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렸고 심지어 퇴출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이후 외자유치와 점포관리 노하우를 계열사들이 공유하는 ‘지식경영’으로 부도 위기에서 벗어났으나 아직도 금융계에서는 이랜드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막 경영위기에서 벗어난 이랜드가 국제상사를 인수한 것은 다소 무리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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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픽=장영석 기자 | ||
신용평가기관들은 기업의 재무구조가 좋지않다는 분석을 하게 되면 회사채나 기업어음(CP)에 부여한 신용등급을 낮추거나 워치리스트에 올려 투자자들에게 ‘주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쉽게 말해 기업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회사채나 기업어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돈을 떼일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인 셈. 이 경우 부실기업의 회사채나 기업어음의 금리는 올라가게 돼 해당기업 입장에서는 원리금 상환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
한신정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워치리스트에 올려진 회사채나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은 차후 정기평가 때 신용등급이 추가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제 막 외환위기 쇼크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를 이룬 이랜드로서는 한신정이 자사의 회사채에 내린 ‘적색경보’와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편.
그러면 한신정은 이랜드의 재무상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신정은 이랜드 발행, 제20회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평가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국제상사 인수로 이랜드그룹이 사업 영역확대 가능성이 있는 반면 기업정상화에 대한 부담과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계열사인 (주)리틀브렌이 대규모 배당을 실시함에 따라 계열사 전체의 재무안정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신정 관계자는 “이랜드그룹 계열사 중 가장 재무구조가 좋은 (주)리틀브렌이 국제상사 인수에 동원됐다는 것이 이번 워치리스트에 오른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이랜드는 국제상사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계열사인 (주)이엘인터내셔널이 보유한 2백억원, 관계사 배당금 1백억원, 국제상사 전환사채 담보 2백억원을 차입하고, 주력 계열사인 리틀브렌도 동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리틀브렌은 이랜드 계열사 중 지난해 매출 1천8백억원, 순익 3백억원을 올릴 만큼 우량한 재무구조와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결국 우량 계열사를 부실기업 인수에 동원함으로써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게 한신정측의 우려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당장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향후 기업환경을 보면 현재 2년연속 흑자를 올리고 있는 국제상사를 인수하는 것이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이 의류, 유통사업의 신화를 스포츠 용품 사업으로 이어갈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