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 대구소방본부 119안전센터 청사 내 차고 배연시스템(FireTruck Exhaust Extraction) 설치율이 미미한 것으로 조사돼 일선 소방관들의 건강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고배연시스템은 차고 내 주차된 차량 배기가스를 외부로 배출하는 시설로, 소방차량이 드나들때 배기가스를 자동으로 감지, 배출팬을 작동시켜 매연과 유해가스를 정화하는 장치다.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은 대구소방본부 119안전센터 청사 내 차고 배연시스템 설치현황을 조사한 결과 56곳 중 20곳(약 36%)만 설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7일 밝혔다.
대구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일선 소방관이 정작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디젤 배기가스 발암물질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지만 예방대책은 하세월이란 지적이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2013년 기존 청사뿐만 아니라 새로 지어지는 청사에 차고 배연시스템을 제도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119안전센터 차고지는 소방차량의 신속한 출동을 위해 전면부를 개방할 수 있는 셔터문이나 전·후면 셔터문이 설계된다. 시·도 상황에 따라서는 차고지 옆이나 뒤에 대기실과 사무실, 세면장 등이 자리해 배기가스가 스며들 수 있다는 것.
오전과 오후 1시간씩은 시동을 걸어 소방차량 상태를 점검하고 예열해 출동이 가능하도록 시동점검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배기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차고 배연시스템은 소방관 건강권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2012년 6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암 연구국제기구(IARC)는 디젤 배출가스를 발암물질 등급 2A군에서 1군으로 상향 조정했다. IARC는 발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연관성에 따라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1군과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 2A군 등으로 분류한다.
미국 산업안전보건국(OSHA)도 디젤 배기가스는 호흡 등으로 흡수되고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뿐만 아니라 심혈관, 호흡기 질환 등의 발생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미국화재안전기준(NPFA)1500에서는 소방서가 소방차량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100% 수준으로 흡입해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제건축법(IBC)도 차량 배기시스템에 직접 연결하는 매연배출시스템을 설치하도록 소방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권고와 요구에도 불구하고 소방방재청은 올해 1월에야 매연과 유해가스를 배출할 수 있도록 정화장치를 소방청사 차고 내 설치하는 내용 등의 ‘소방청사 부지 및 건축기준에 관한 규정’을 제정했다.
대구안실련은 일선 소방관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건강권 확보 차원에서 대구시 차원의 대책 마련과 함께, 119안전센터에 차고 배연시스템을 조속히 설치 완료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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