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EF쏘나타 | ||
미국 GM사가 인수한 대우자동차가 GM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GMDAT)로 공식 출범함에 따라 승용차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업체들의 무한경쟁이 예고된 것. 국내 승용차시장은 현재 현대-기아차 연합군과 르노삼성 등 3강 구도로 짜여져 있으나, GM대우가 등장함에 따라 다시 1990년대 중반에 전개된 현대-기아-대우-쌍용의 4강 전쟁이 재현될 조짐이다.
특히 지난 90년대 말 대우차가 침몰 위기에 처하면서 상대적인 반사이익을 누렸던 현대-기아 연합군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GM대우의 출현으로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보여 현대의 수성전쟁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여기에 GM대우가 등장하면서 살아남기 위한 업체간 마케팅 경쟁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여 시장판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M대우의 등장은 자동차산업 전반에도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올 전망이다.글로벌 아웃소싱 네트워크을 갖고 있는 GM의 사업특성상 부품업계 등 연관분야의 시장재편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GM대우의 등장으로 누구보다 긴장하고 있는 곳은 현대-기아차. GM의 마케팅력을 감안할 때 현대차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르노삼성 SM5 | ||
하지만 GM대우가 시장진입에 앞서 대우차의 전성기였던 지난 97년 당시의 시장점유율 30%대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현대-기아를 크게 위협할 전망이다.현대-기아차는 SM5와 SM3 등 두 제품의 라인만을 갖춘 르노삼성이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풀라인업을 갖출 GM대우의 등장은 현대-기아를 초긴장 상태로 몰아가기에 충분하다.
GM대우측은 “현재 가동률이 33%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인지도 제고와 판매촉진책에 적극 나서면 가동률 향상과 함께 시장점유율 목표치인 30%대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GM대우는 이를 위해 내달 중순께 준중형급인 누비라 후속모델인 ‘J-200’의 대대적인 신차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럴 경우 지난달 초 르노삼성이 SM3 모델을 출시한 이후 승용차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준중형급 시장에서 4강의 대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 대우 매그너스 | ||
GM대우의 공세는 내년에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 회사는 내년 중에 마티즈, 매그너스, 레조 등의 후속모델을 잇따라 출시, 경차 및 중대형 레저용차량(RV) 등 모든 부문에서 전방위 공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 회사는 2005년까지 RV 신모델개발을 위해 독일 오펠과 일본 이쓰즈의 엔진과 플랫폼을 들여오는 개발계획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M대우의 또다른 강점은 금융과 연계한 마케팅전략. 선진 금융기법을 동원한 GM의 마케팅은 현대-기아, 쌍용, 르노삼성 등 기존업체들에 최대 위협요인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GM은 금융 자회사인 GMAC의 국내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GMAC는 저렴한 자금을 활용, 할부금리 대폭 인하와 장기할부기간 연장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 것으로 보인다.이에 맞서 현대-기아차 등도 금융과 연계된 오토리스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계열사인 현대캐피탈 등 금융회사를 최대한 동원해 GM대우의 공세에 맞불작전을 펼칠 계획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우차 회생을 위해 이뤄진 대우차의 GM 매각이 국내 자동차산업 구도에 새 변수로 등장했다. 대우차는 GM에 매각되면서 생존의 길을 찾았지만, 토종기업인 현대-기아 연합군은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