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0대까지 다양한 팬층 ’눈길‘
- 관객사연 토대로 무대 기획
[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피아노를 전공하는 24살 여대생입니다. 같은과에 제가 봐도 정말 이쁜 친구가 있는데 늘 인기가 많아 부러워요. 한편으론 이 친구만 보면 괜히 주눅 들고 스스로 예민해질때도 많고요. 요즘 들어 성형광고가 눈에 자꾸 띄는데 성형을 하면 이런 고민이 좀 나아질까요?”
“50대 중반 남성입니다. 최근 친구의 부고를 들었는데 머리가 멍해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지만 친구의 죽음은 달랐습니다. 군 제대하고 학교 졸업하자마자 직장 가지고 어려운 가운데 경제속에서도 눈물 삼켜가며 가족위해 안간힘 쓰던 녀석이었는데...”
대구 남구 꿈꾸는시어터 공연장에서 펼쳐진 ‘테이킨(Take 印)의 톡톡(Talk Talk) 콘서트’ 현장.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사연들이 쏟아진다. 가벼운 일상 문제부터 죽음이라는 무거운 사연까지 주제의 무게를 가리지 않는다. 실타래처럼 얽힌 고민들이 때론 간절하고 진중하게, 때론 유쾌하고 신나는 공연들로 풀리기 시작한다. 물론 노래 몇곡으로 고민이 해결되진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사연에 맞춘 공연은 관객들에게 일상의 힐링과 앞으로에 대한 ’변화‘를 제시한다.
이달 초 대구 남구 꿈꾸는시어터 공연장에서 펼쳐진 ’테이킨(Take 印)의 톡톡(Talk Talk) 콘서트‘는 공연 시작 전부터 일찌감치 200석이 꽉 찼다. 공연장 입구에 마련된 사연게시판에는 관객들의 사연쪽지로 도배됐다. 공연에 앞서 줄을 선 관객들이 제각각의 사연을 적은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공연을 즐기기 위함이 아니라 힐링을 하러 왔다고 입을 모은다.
“아무것도 바라지않아 그저 꿈이라. 내게 말해줘. 5억년도 허무할뿐야. 내게 말해줘. 잊지않도록.”
공연에 앞서 관객들이 사연게시판에 쪽지를 남기고 있다.
이날 테이킨은 첫 싱글앨범 ’오억년버튼‘을 선보였다. 몽환적이고 파워풀한 모던락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일본작가 스가하라소우타의 단편만화 ’5억년버튼‘을 소재로 인간의 욕심과 탐욕에 관한 철학점 관점을 표현한 이번 곡은 다음달 초 발매될 예정이다.
이어진 ’일어나‘ ’이밤이 지나면‘ ’빙글빙글‘ ’미인‘ 등 대중적인 인기가요부터 7080세대를 위한 다채로운 선곡은 10~20대 뿐만아니라 60대까지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테이킨만의 비결이기도 하다.
공연 가운데 간간히 소개되는 사연을 공유하며 고민을 함께 나누고 ’나는 문제없어‘ ’날아‘ 등의 파워풀한 공연으로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객석에서 모두 일어나 함께 호흡하는 관객에게 앞으로에 대한 걱정을 떨쳐내고 ’변화‘에 대한 용기를 심어준다는 게 이번 ’톡톡(Talk Talk) 콘서트‘의 핵심이다.
대구 남구 꿈꾸는시어터 공연장에서 펼쳐진 ‘테이킨(Take 印)의 톡톡(Talk Talk) 콘서트’ 현장.
40대 여성 관객은 “소중한 사람과 같이 보고 싶은 인생 최고의 명작 공연이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민하고 생각해 볼만한 주제와 노래로 채워진 인생공연”이라고 말했다. 공연을 보기위해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왔다는 한 관객도 후회되지 않을 멋진 공연이라며 열혈팬을 자청했다.
테이킨(Take 印) 밴드는 이번 공연을 위해 수개월을 준비했다. 공연에 앞서 블로그를 통해 모은 관객들의 사연을 토대로 노래선곡, 멘트소개, 진행 순서 등을 기획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테이킨은 관객과 호흡을 같이하며 무대를 꽉 채웠다.
이같은 토크형식의 콘서트는 대구지역 밴드 가운데 테이킨이 독보적이다. 관객들의 공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함께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초청공연도 잦다. 최근에는 대구시가 주최하는 ’2019 대구통일박람회‘에서 초정 공연을 선보였고 이어 포항에서도 공연 요청이 들어와 준비 중이다. 특히 다음달 대백프라자에서 개최될 ’7번째 톡톡(Talk Talk) 콘서트‘에는 뮤지컬팀과 함께 호흡을 맞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테이킨 밴드의 리더이자 대구 ‘마그네틱사운드’ 음원제작사 대표 임승호(36)씨. 무대설치부터 공연기획까지 모든 것을 밴드원과 함께 꾸려 나간다.
테이킨 밴드의 리더이자 대구 ’마그네틱사운드‘ 음원제작사 대표 임승호(36)씨는 “음반 제작을 제대로 할려면 일단 서울에 가야된다는 지방인들의 인식들이 있다. 물론 대구가 서울에 비해 학교와 교육, 좋은 공연을 접할 기회는 비교적 적지만 반대로 무대에 설 기회의 장은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고정관념을 깨고 대구에서도 세련된 공연문화는 물론 음반제작이 활발히 진행된다는 것을 직접 결과로 보여줄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테이킨 밴드는 리더베이스 임승호를 비롯해 김슬애(키보드), 박상범(드럼), 김미애(퍼커션), 장희도(보컬)로 구성됐으며 이번 콘서트에는 곽지원(기타)과 정은지(보컬)이 게스트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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