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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헌 | ||
‘그래도 누군가 책임경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현대그룹 채권단 관계자)
MH(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현대그룹 복귀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다.
MH는 지난 2000년 3월 현대그룹 2세들 간에 벌어진 왕자의 난 이후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
그러나 2년 동안 숨죽이고 있던 그가 최근 재기를 위한 물밑작업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 그는 지난 3월 현대상선 정기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돼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상선은 왕자의 난으로 해체된 소 현대그룹군인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현대종합상사-현대건설 등의 핵심 기업.
때문에 그의 현대상선 등기이사 등재는 경영복귀 가도의 중요한 도약대인 셈. 현재 MH는 현대상선의 전체지분 가운데 개인지분을 4.9% 보유중이다.
MH는 현대상선 등기이사로 등재된 직후 현대상선과 현대종합상사 경영진들로부터 사표를 제출받아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등 경영복귀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MH는 지난 6월초 산업은행으로부터 현대상선이 긴급자금 1천억원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개인보증을 서 오너십이 여전함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그러나 MH가 경영복귀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현대그룹 임직원들과 재계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던지고 있다.
현대그룹 계열사 일부 직원들은 “그룹의 분열과 좌초를 가져온 당사자가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MH는 현대그룹의 침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며 그의 경영복귀가 또다른 화를 부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MH의 경영복귀를 지원하는 쪽은 아직 현대그룹 계열사에 몸담고 있는 친MH계 경영인들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 계열사에는 지난 2000년 이후 상당수 친MH계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났지만, 여전히 MH를 지지하는 경영인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10월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MH의 경영간섭을 이유로 전격 사장직을 사퇴한 파동도 그룹분열 이후 그룹내에 잔류한 친MH계와 반MH계 임직원의 대립이 빚어낸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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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경영복귀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지만 대북사업, 계열사 회 생 등 난관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0 년 8월 방북 뒤 판문점으로 귀환하고 있는 정몽 헌 의장. | ||
이같은 상황에 채권단의 불투명한 태도도 주목거리. 당초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상선 사장퇴진 파동 이후 반MH계 경영인들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 3월 주총에서 일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MH의 현대상선 등기이사 등재를 가결시키는 등 보이지 않게 MH를 지원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에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면서 이례적으로 MH의 개인보증을 요구, 사실상 MH를 현대상선의 오너로 인정하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MH의 개인보증을 요구한 것은 등기이사의 경영책임을 지우는 조치일 뿐, 오너십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없다는 게 금융가의 시각이다.
그러면 이같은 MH의 경영복귀 기도는 과연 성공할수 있을까. 재계와 금융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는 듯하다. MH의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부분은 명확히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너십이 계속 상실된 상태에서 현대상선, 현대건설 등이 운영될 경우 또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게다가 엄청난 부실덩어리인 현대투신이나 하이닉스처리 문제는 정부나 채권단이 모두 떠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책임자 중 한 사람인 MH의 직·간접적인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채권단의 생각은 ‘최대한 MH의 책임을 끌어내기 위해 그에게 과거보다는 매우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속뜻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MH나 채권단의 생각과는 달리 MH의 현대그룹 경영복귀는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아직도 기득권에 발목이 잡혀 있는 금강산관광사업 등 대북사업과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대그룹 경영에 개입할 경우 이들 기업의 주주들로부터 강한 저항을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 사업을 쉽사리 포기할 수도 없는 게 MH의 입장이다.
결국 MH의 경영복귀를 위한 빅카드는 나락에 빠진 금강산사업과 현대그룹 계열사를 살릴 수 있는 돈을 끌어오는 길밖에 없다. 그는 이를 위해 왕자의 난 이후 반목했던 이익치 전 현대투신 회장과도 최근 화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제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돈줄을 끌어오는 일도 쉽지않다. 결국 MH의 경영복귀 시도는 ‘찻잔속 태풍’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