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러시아 극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가운데 하나인 뱌틀리나 곶에 가면 해변을 뒤덮은 수많은 돌탑을 볼 수 있다. 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이 돌탑 덕분에 이곳을 가리켜 ‘러시아판 스톤헨지’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현재 이곳에 세워져 있는 돌탑은 수백 개에 달하며, 지금도 거의 하루에 한 개씩 새로 세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돌탑을 쌓는 전통은 지난 2015년 처음 시작됐다. 블라디보스토크 출신의 운동가들이 도시 설립 155주년을 기념해 155개의 돌탑을 쌓은 것이 시작이었다. 어떤 것들은 높이가 3.5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돌탑들은 오래가지 못했다. 불행히도 인근의 동굴이 무너지면서 대다수가 파괴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돌탑을 복구하기 시작하면서 해변은 다시 원래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심지어 돌탑의 개수를 늘리기 위해 직접 탑을 세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유는 가지각색이었다. 어떤 사람은 이곳에 돌탑을 쌓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믿음에서,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자연 속에서 명상을 하기 위해 쌓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돌탑 쌓기는 현재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통이 됐고, 돌탑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