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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회장 2세들의 삼성 입성이 줄줄이 이어 지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장남 재용씨 (오른쪽)의 경영 승계를 조기에 하려는 것이 아 니냐는 의견이 등장했다. | ||
이건희 회장의 2세들이 하나둘씩 그룹 계열사에 입성하고 있다. 이 회장의 1남3녀 중 대학에 재학 중인 막내딸 윤영씨를 뺀 세 사람이 회사에 몸담은 것이다.
이 회장의 2세들이 지난해부터 속속 그룹 계열사에 몸담기 시작하자 삼성 안팎에서는 이들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등장에 대해 삼성 내부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향후 이들이 전개할 걸음걸이 자체가 삼성의 미래와 직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재계 일각에서는 “포스트 이건희 회장 시대를 겨냥한 큰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는 섣부른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과연 삼성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삼성은 지난해 3월 이 회장의 장남인 재용씨가 삼성전자 상무보로 입사하기 전까지는 2세들의 동정에 대해 철저히 비밀을 지켜왔다. 그러나 재용씨가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이런 태도는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지금까지의 ‘방어적’ 자세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은 없다.
비공식적이지만 그룹경영의 핵심 포스트인 구조조정본부 내에는 ‘JY(재용씨의 영문이름 머릿글자) 전담팀’을 구성,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장기플랜 마련에 돌입한 것도 이같은 변화의 단면이다.
JY팀은 지난 93년부터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정지 차원에서 시작된 증여작업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저항에 직면, 이를 조직적으로 대항하려는 목적에서 구성됐다. 그러나 이 팀은 지난해 재용씨의 그룹경영 진입이 천신만고 끝에 성사됨에 따라 지금은 ‘JY만들기’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경영진 진입 이전까지 안개 속에 가려져 있던 차기 구도가 ‘재용씨의 경영권 승계’라는 대세론으로 굳혀짐에 따라 삼성은 빠른 속도로 2세들간 역할 및 분할구도를 가시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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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가의 세 딸들. 가운데가 큰딸 부진씨, 왼쪽이 작은딸 서현씨. | ||
이 같은 분석은 선대회장인 고 이병철 회장 역시 계열사를 넘겨주고 싶은 자녀에게는 생전에 일찌감치 해당 기업에서 일하게 한 뒤 자연스레 회사를 넘겨주는 수순을 밟은 점에서도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한솔그룹(옛 전주제지)을 맡은 이인희 회장이나 신세계를 맡은 이명희 회장의 경우 이병철 회장 생전에 해당 기업의 경영진에 합류해 수업을 받았다.
다만 제일제당은 그룹의 모태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장손인 이재현 회장이 맡았고, 새한은 이창희 회장(작고)이 직접 창업한 기업이어서 나중에 삼성 계열사였던 제일합섬을 묶어 분가시켰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현재까지 드러난 삼성의 차기 그룹분할 구도는 재용씨가 삼성전자를 축으로 한 그룹 전체를 맡고, 호텔신라와 제일모직·제일기획은 부진씨와 서현씨가 맡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제일기획의 경우 이 회장의 둘째사위이자 김병관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차남 재열씨(지난 2000년 서현씨와 결혼)가 올 초부터 상무보로 근무중이다.
비록 삼성이 부진씨나 서현씨의 입사에 대해 “계열사 분할구도와는 무관한 경영수업일 뿐”이라고 강조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삼성 인사의 속성상 장기플랜을 깔지 않고 즉흥적으로 단행했을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
이 같은 2세들의 줄인사와 관련해 삼성 안팎에서는 “재용씨와 달리 이 회장의 나머지 2세들의 계열사 입성 시기가 예상보다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용씨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암 발병이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로 경영수업 시기를 앞당겨야 했던 충분한 사유가 있었지만 부진씨나 서현씨는 좀 더 많은 경험을 쌓은 후 경영수업에 나서도 문제 없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 재용씨가 그룹 전체를 장악할 정도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충분한 힘을 비축하지 못한 상태임에도 나머지 2세들이 경영수업에 나서 그룹의 분할구도가 조기에 가시화된 데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과 이 회장이 1년 새 막내딸을 제외한 2세들을 모두 그룹 계열사에 배치한 배경에는 ‘그럴 만한 사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2세들의 조기배치에 대한 배경으로 재계 전문가들은 ▲조기 경영수업을 통한 경영분할 가시화 ▲2세 경영승계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 부담의 최소화 ▲재용씨의 조기 경영 승계 등을 꼽고 있다.
이 중 재계의 관심은 재용씨의 조기 경영승계에 모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 내부에서도 이 회장이 가진 재계 내부에서의 비중을 감안, 향후 대외활동 폭을 넓히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들은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영의 무게중심을 재용씨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