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내 함몰형 사다리 (사진 = 대구안실련 제공)
[대구=일요신문] 남경원 기자 = 대구 지역의 수영장 내부 사다리(계단)가 어린이들이 사용하기에 대부분 부적합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대구 지역 내 주요 수영장에 설치된 사다리(계단)에 대한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영장 28여 곳 가운데 끼임 사고 위험성이 우려되는 구조가 12곳으로 조사됐다.
유아·어린이가 사용하기에 부적합한 수직 계단형이 설치된 수영장은 8곳이며 아예 사다리 설치가 안된 곳도 5곳으로 나타났다.
수영장 3곳은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2월 부산의 한 대형호텔 수영장에서 이기백(12) 군이 수영장 내부에 설치된 사다리에 팔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이 군은 100일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숨졌다.
특히 대구 수영장 내 계단은 함몰 또는 돌출형 봉 구조로 설치돼 있으며 이는 이군이 숨진 수영장 내 사다리와 동일한 구조이다. 당시 이군은 스테인레스재질의 원형 구조물로 된 사다리와 수영장 벽면 65㎜ 사이에 팔이 끼여 14분 동안 물속에 잠겨 있었다.
해외 수영장 사다리. 팔이나 다리가 끼일 수 없는 구조로 제작됐다. (사진 = 대구안실련 제공)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수영장 내 벽면과 사다리 사이에 끼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틈새간격을 150㎜ 이상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물 속에서 어린아이들이 65㎜의 틈새에 팔 또는 다리가 끼일 경우 쉽게 빠져나올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외 관련 법규에는 수영장 내 사다리 설치에 대한 기준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안전 사각지대로 놓여진 실정이다.
안실련 관계자는 “수영장 사다리(계단) 끼임 사고 예방을 위한 설치 안전기준의 마련은 물론 국내 수영장부터 대형 목욕시설 등 전국적인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일명 ‘이기백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영장 안전시설 설치와 관련해 공공체육시설 및 공중위생영업 등에 대한 어린이와 이용시민의 안전을 위해 관련법과 시설 및 설비기준, 안전요원 운영기준, 기술지침, KS 규격 등의 법안도 현실에 맞는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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