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 중 만년 1등은 현대건설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대북사업에 깊숙이 연루되고 그룹 전체가 과도한 대북지원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져 휘청거리는 사이 국내 아파트 시장의 톱브랜드는 다른 재벌 건설사로 넘어갔다. 최근에는 해외건설 시장에서도 지각변동 조짐이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최대의 해외 시장은 전후 이라크 재건 시장.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건설의 ‘이라크 재건시장 참여가 비관적’이라는 다분히 음모론적인 시각이 일부에서 나돌고 있다는 점이다.
이라크전에서 승리한 미국은 이라크 재건 사업의 원청업자로 미국 벡텔사를 낙점했다. 벡텔사는 미국 부시 행정부의 주류를 장악하고 있는 매파의 후원자로 알려진 기업.
문제는 현대건설이 미국이 반대하고 있는 대북사업에 깊숙이 간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벡텔은 중동건설 시장에서 경쟁자의 관계에 있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 현대건설이 소문난 잔칫집인 이라크 시장에서 수주 실적이 신통치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실제로 현재까지 현대건설이 전후 이라크 시장에서 수주한 실적은 우리 제마부대가 발주한 22만달러짜리 공사가 고작이다. 때문에 일각에서 지나친 ‘음모론’적인 시각이라고 평가절하함에도 이라크 재건시장에서 현대건설 찬밥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공사 수주 실적을 보면 대우건설이 3억4천만달러, LG가 1억4천만달러, 한진중공업 4천39만달러, 현대중공업 3천9백72만달러, 삼성물산 3천5백41만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1분기 통틀어 1건 공사 수주에 9백70만달러를 기록했을 뿐이다.
이는 지난해 통틀어 현대건설이 9건에 15억3천8백만달러, LG건설이 4건에 10억5백만달러, 삼성물산이 13건에 6억8천만달러, 현대중공업이 2건에 5억3천5백만달러를 기록한 것에 비추어 보면 유독 현대건설의 수주실적 급락이 눈에 띄게 도드라진다.
물론 올해 실적을 1분기 실적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지난 5월 중순 4천8백만달러의 인도네시아 발전소 공사를 수주하는 등 다른 재벌 계열 건설사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에 비교하면 현대건설의 해외 공사 수주가 순조롭지 못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현대건설이 본격화되는 이라크 재건시장에서 ‘괴담’을 이겨내고 국내 건설사의 종가라는 자부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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