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대구한의대 연구팀이 침 치료를 통한 알코올 중독 억제 효과와 치료기전을 밝혀냈다.
대구한의대(총장 변창훈)는 이 대학 한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양재하 교수, 김희영 교수, 장수찬 연구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이 침술의 알코올 의존 억제 효과 및 치료기전을 확인하는 연구를 수행, 세계적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논문을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미국과학진흥회(AAAS)에서 발행하는 종합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사이어스 어드벤시스(Science Advances)는 2015년 초에 설립 된 과학저널이다.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의 자매지이다.
대구한의대 연구팀. 사진 왼쪽부터 장수찬 연구교수, 양재하 교수, 김희영 교수(사진=대구한의대 제공)
대학에 따르면 연구팀은 알코올 의존 동물모델에서 침자극의 불안(Anxiety) 및 진전(Tremor)과 같은 전형적인 금단 증상의 억제 및 알코올 자가투여(self-administration) 행동 감소를 확인했으며, 이러한 침자극의 작용은 뇌 시상하부의 베타-에돌핀(β-endorphin) 신경의 활성화를 통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알코올 사용 장애는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이 매우 높으며 정신과 육체적인 심각한 금단증상을 동반한다. 현재 알코올 사용 장애는 다양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율이 매우 높은 정신 질환으로, 특히 국내의 경우 성인 10명 중 1명이 알코올 사용 장애자이며, 하루 평균 13명이 술 때문에 사망에 이르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10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알코올 사용 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치료제 개발이나 기전 연구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근본적 치료법은 부족한 실정인 것.
연구팀은 만성 알코올 투여 및 금단을 실시한 알코올 의존 동물모델에서 시상하부의 궁상핵(arcuate nucleus)에서 측좌핵(nucleus accumbens)으로 투사되는 베타-에돌핀(β-endorphin) 신경 활성이 현저히 감소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금단증상 및 재발행동이 나타나게 되고, 신문혈침자극은 저하된 시상하부 궁상핵의 베타-에돌핀 신경의 활성을 회복해 뇌 보상회로인 중뇌변연 도파민신경계(reward circuit: mesolimbic dopamine system)를 조절함으로서 침자극의 알코올 의존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침자극은 뇌 부위를 직접적으로 자극하고 궁상핵의 베타-에돌핀 신경을 활성화해 알코올 금단 증상을 억제함으로서 알코올 섭취 재발을 줄일 수 있고, 이러한 침술의 효과는 베타-엔돌핀을 직접 측좌핵에 주사해 얻은 연구 결과에 의해 검증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양재하 교수는 “이 연구는 알코올 의존 동물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얻은 과학적 증거를 통해 전통적으로 임상에 이용된 우리 고유의 한의학인 침술의 치료효과 및 신경과학적 작용기전을 규명한 것”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후속연구를 통해 알코올을 포함한 약물중독에 의한 다양한 인지장애에 있어서 침술의 치료효과 및 작용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약물중독 재발 치료를 위한 비약물적 치료방법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의과학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Science Advances 9월호 메인커버를 장식했다. 또한, 연구내용은 미국 의학전문지인 Medical Xpress와 Gizmodo, 영국 일간지 Daily Mail, 동아사이언스 강석기 과학카페에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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