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주 이임룡 회장(오른쪽)의 삼남인 이호진 사장이 형 이식진 부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해 그룹의 차세대 총수로 부상하고 있다. | ||
그러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삼호그룹 창업주였던 조봉구 회장과 함께 경남모방이라는 섬유회사를 차린 게 그의 첫 사업이력. 이 회장은 조 회장과 동업 1년 만에 독립해 부산 문현동에서 제직기 10대로 태광산업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가 나중에 태광그룹으로 성장했다.
태광은 60년대 들어 섬유수출이 국가전략 사업으로 부각되면서 아크릴사로 돈방석에 앉았다. 이를 기반으로 70년대 들어 동양합섬이라는 회사를 합병하고, 흥국생명, 대한화섬, 천일사 등을 인수하면서 재벌의 반열에 들었다.
태광그룹의 경영 특징은 1등주의가 아닌 2등주의. 무리한 사업확장이나 모험투자는 가급적 자제하고 철저하게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나가는 식의 보수경영을 하는 게 이 그룹의 특징이다. 이 그룹은 보도자료를 내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사업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 계열사 중에서도 모기업인 태광산업이 유일하게 상장되어 있을 정도.
태광가는 최근 이임룡 회장의 장남 이식진 태광그룹 부회장이 돌연 작고하면서 3남 이호진 태광산업-흥국생명 사장이 차세대 경영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임룡 회장과 부인 이선애씨는 같은 고향 출신. 이선애씨의 부친은 이동섭씨로 당시 영일군에서는 알아주는 유지였다. 이선애씨는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와 태광산업 사장을 지낸 이기화씨의 누이다.
이임룡 회장의 자제는 3남3녀. 최근 작고한 장남 식진씨를 비롯, 차남 영진, 3남 호진씨와 장녀 경훈, 차녀 재훈, 삼녀 봉훈씨 등이다. 2세들의 혼맥을 보면 정·관·재계에 폭넓은 관계를 가진 유력 집안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차남 영진씨는 동국제강 장상준 전 회장의 막내딸 장옥빈씨와 혼인했다. 영진씨의 장인 장상준씨는 장상태 전 동국제강 회장의 친형이다. 영진씨는 형인 식진씨가 결혼한 이듬해인 지난 76년 결혼해 화제를 모았는데 결혼 후 헤어졌다가 재결합해 다시 한 번 세간의 이목을 모으기도 했다.
이임룡 회장의 장녀 경훈씨는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과 동업했던 허만정씨의 막내아들 허승조 전 LG그룹 이사와 결혼했다. 이 결혼으로 태광가는 LG그룹가와도 인연을 맺었다.
허씨가와 혼맥이 연결되면서 태광가는 조홍제 효성가, 송인상 전 효성물산 사장가, 신덕균 신동방가, 김준성 전 부총리가, 김우중 대우가와도 먼 사돈관계로 이어졌다.
차녀 재훈씨는 양택식 전 서울시장의 장남 양원용 경희대 의대 교수와 결혼했다. 이 결혼으로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가, 노신영 전 총리가,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가와도 사돈관계로 맺어진 셈이다. 또 이 회장의 막내딸인 봉훈씨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광호 사장의 외아들인 한태원씨와 결혼했다.
태광그룹의 차세대 경영인으로 떠오른 호진씨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셋째 동생 신선호 일본산사스식품 회장의 장녀 신유나씨와 결혼했다. 이 결혼으로 태광가는 정·관·재계에 폭넓은 혼맥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호진씨의 처가 혼맥인 조중훈 한진 회장가, 정상영 금강고려화학가,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가,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가, 김치열 전 법무장관가와 연결됐고, 신덕균 신동방가와 조홍제 효성가와는 겹사돈으로 맺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