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영진전문대 졸업을 앞둔 서보민 씨가 일본 후쿠오카은행 합격 통지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영진전문대 제공)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 경자년 새해를 맞은 서보민 씨(26)는 어느 누구 보다도 설레고, 감회가 새롭다. 올해 4월이면 그는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사회 첫발을 내딛는다. 비록 먼 길을 돌아왔지만 일본, 후쿠오카은행에서 데이터 전문가로서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올 2월 영진전문대학교 해외취업반 졸업을 앞둔 서보민 씨. 2012년 시작한 대학생활을 8년 만에 졸업하고 새해 인생의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오른다. 4년제 대학 입학, 전문대 U턴 그리고 전과(轉科)를 거치면서 그가 목말라 했던 인생의 진로를 드디어 찾았다.
2012년 고교를 졸업하고 지역 4년제 대학에 진학했지만 식품공학전공은 적성에 맞지 않음을 일찌감치 깨닫고 다음 해 영진전문대로 U턴, 사회복지과에 입학했다. 2학년 1학기를 마칠 때쯤 다시 고민에 빠진 그는 우연히 컴퓨터정보계열 교수를 만나 프로그래머로 진로 변경을 시도한다.
2017년 전과를 통해 일본 취업반인 ‘일본IT기업주문반’ 1학년으로 다시 대학 생활을 시작한 그는 “프로그램을 처음 배우는 게 어려움도 있었지만,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IT분야에 재미와 적성을 느낄 수 있었고, 빅데이터에 관해 공부하며 데이터 분석가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특히 일본이 빅데이터 기술을 원천으로 이를 많은 산업에 적용시키고 있고, 세계 최초로 데이터거래소를 설립하는 등 4차 산업에 개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는 일본이라면 데이터 분석 주역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일본 취업에 대한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하지만 일본 취업 준비, 일본IT기업주문반 수학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전공, 일본어 발음 연습과 원어민 교수의 회화 수업, 이후 저녁 9시까진 야간자율학습이 3년간 이어졌다. 또 방과 후나 주말에는 영진 외국인유학생버디프로그램에 참가해 일본인 유학생들과 만나 생활 속 대화를 나누면서 일본어 실력 향상에 노력했다.
그는 “새로 시작한 일본 취업반은 잘 구성된 커리큘럼에 교수님들의 열정 어린 지도에 힘입어 일본어와 기술력 모두 겸비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지난해 5월 후쿠오카은행 채용설명을 듣고, 6월에 서류 제출, 전화 면접 후 코딩시험, 7월 개발자 화상면접을 거쳐 인턴십에 선발돼 8월에 일본 현지로 날아가 1주간 인턴십에 참여했다.
인턴십엔 서울 지역에서 잘 나가는 대학생 2명과 영진 동기 4명이 참여했다. 인턴십 마지막날 임원이 참여하는 PT발표회를 가졌고, 8월 30일 영진 동기생과 서 씨만이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올 4월 1일, 일본 후쿠오카 은행에 입사하는 그는 “따라가는 것이 아닌 앞서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데이터 분석의 주역으로 성장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 입학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무작정 대학교 선택보다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뭔지 거기에 맞는 학과 전공 선택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또 “많은 것에 부딪혀 보다 보면 좋은 진로를 찾을 수 있으니 용기를 내고, 자신의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찾아 나서길 권한다”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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