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호정공원이 공원묘지 설치허가 조건으로 완주군에 기부채납한 묘지 구역 평면도
[일요신문=완주] 신성용 기자 = 완주군이 2009년 도시계획시설인 완주군 화산면 공원묘지 호정공원의 실시계획 인가 과정에서 공원묘지 설치허가 조건으로 받았던 기부채납이 법률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허가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재)호정공원이 완주군으로부터 2009년 7월 실시계획 인가를 받고 같은 해 9월에 착공해 올해 4월 3일 1단계 사업에 대한 완료 승인을 받은 군도시계획시설인 완주군 화산면 운곡리 산 100-7번지 일원 ‘호정공원’ 공원묘지이다.
완주군은 호정공원 실시계획 인가를 하면서 공원묘지 설치허가 조건으로 공원묘지 중 묘지 1만 2,754㎡(사진)와 기반시설 2,779㎡, 원지형보전녹지 1만 295㎡, 복원녹지 4,172㎡ 등 3만㎡에 대한 기부채납을 받았다. 기부채납토지 중 묘지 부분은 단일구역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그런데 완주군은 또 2019년 9월에 해당 사업을 1, 2단계로 구분해 2단계 사업 완료 시 2007년과 동일한 면적을 기부채납하고 대표자 명의를 정정한 기부채납증서를 다시 제출받았다.
2007년 당시 사업 완료 후 기부채납을 받고 공원묘지 설치허가를 해주는 조건이었으나 실시계획 변경승인을 통해 사업이 1, 2단계로 분리되고 1단계 사업 완료만 기부채납이 불가능해져 묘지 설치허가를 내줄 수 없게 되자 기부채납증서를 변경해 다시 제출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호정공원의 기부채납이 법률사무소 공증에도 불구하고 법률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해 효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5월 초로 예상되는 공원묘지 설치허가에 치명적인 하자로 지목돼 완주군의 처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호정공원은 재단법인으로서 기본재산을 증여할 경우 이사회에서 이사 정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또 이사회 의결을 받은 후 주무기관인 전북도에 이에 대한 기본재산 처분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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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무기관은 기본재산 처분허가 신청에 대해 처분의 불가피성과 타당성을 검토해 법인 운영에 큰 지장이 없고 목적사업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허용하도록 돼 있다. 이때 이사회 결의의 적법성도 검토한다.
대법원(1978.7.28. 선고 78다783)은 기본재산의 감소 또는 증가 등은 정관의 기재사항 변경으로 이 같은 경우 주무부처의 허가를 받아야만 효력이 발생하며 주무부처의 허가가 없으면 무효라고 판결했다.
그런데 (재)호정공원은 이 같은 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아 법률적인 효력을 갖추지 못한 기부채납증서를 묘지 설치허가 조건으로 제출한 것이며 완주군은 이를 인정해 허가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완주군은 기부 위치가 2단계 사업부지에 있어 2단계 준공 시 기부채납이 완료되므로 기부채납증서가 완성된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이사회 승인절차와 무관한 것으로 묘지 설치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
하지만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 제5조(기부채납) 제5항’에 ‘기부를 조건으로 건물이나 그 밖의 영구시설물을 축조하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용·수익허가를 하기 전에 기부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행각서를 받아야 한다’고 돼 있어 완공 전에 기부채납이 완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완주군 관계자는 “호정공원으로부터 해당토지를 기부채납받았으나 설치허가 조건과 연관성에 대해서는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해당 기부채납토지는 2단계 사업이 완료된 이후에 이행하게 돼 있어 법률적 요건이나 1단계 사업 묘지설치 허가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